“玄후보, 정부 입맛 맞는 성장률 보고서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KDI일부 연구원들 주장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현오석 후보자(63)가 2009년부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재직하며 정부 입맛에 맞게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해 연구원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KDI의 간부급 연구원 A 씨는 17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 현 원장이 성장률 상승요인을 억지로 보고서에 끼워 넣게 한 적이 있다”며 “관료 출신이라 그런지 정부 정책에 유리한 방향으로 연구 결과를 ‘마사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연구원 B 씨는 “현 원장에게서 ‘국가 시책에 반하는 사람은 국책 연구소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자기 이름을 걸고 소신대로 연구할 수 없고 정부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도 “KDI가 경제성장률이나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발표한 수치가 다른 연구기관과 큰 차이가 난다. 정부 입맛에 맞게 연구 결과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당시 현 후보자는 “연구 보고서는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했고 어떠한 의도도 개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현 후보자는 2009년과 2010년 해외출장을 8번 다니며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했다. 정부 규정상 장관급 이상만 일등석을 이용할 수 있다.

김준일 기자·송찬욱 채널A 기자 jikim@donga.com
#KDI#현오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