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55명 특사]일부 참모 “특사반대” 건의하다 MB에 꾸중듣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靑 “더이상 흔들리면 안된다” 朴측 제동에도 규모줄여 강행

이명박 대통령의 ‘1·29 특별사면’은 한 달여 전부터 그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대선에서 보수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만큼 현 정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해소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 그 핵심은 이 대통령 친인척과 최측근 인사에 대한 특사였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27일 연말 특사설이 돌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임기 내 특사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처음으로 특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론을 탐지하기 위한 일종의 ‘애드벌룬’이었다. 당시만 해도 청와대 안팎에선 29일 사면 발표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물론이고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0순위’로 거론됐다. “친형을 풀어주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특사를 왜 하겠느냐”는 말이 돌 정도였다.

청와대는 올해 들어 9일 “종교계를 비롯해 경제계, 정치권 등에서 특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특사 추진을 공론화했다. 이때부터 특사 대상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 주변에선 ‘당초 계획대로 이 전 부의장과 측근들을 사면하자’는 의견과 ‘친인척은 안 된다’는 의견이 갈렸다. 핵심은 이 전 부의장이었다. 그런데 특사 추진 소식을 접한 이 전 부의장 측에서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이 전 부의장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에게 “무죄를 입증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특사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에 대한 특사가 몰고 올 정치적 파장을 고민하던 청와대도 이때부터 사실상 ‘이상득 특사 카드’를 접었다고 한다.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도 친인척인 만큼 이 전 부의장과 함께 특사 대상에서 멀어져 갔다.

하지만 여론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반대하고 나섰고 급기야 특사 단행 사흘 전인 26일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이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법무부가 마련한 특사안에 대해 1차 검토를 마쳤던 청와대는 다시 논의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특사 규모도 약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특사 발표 전날인 28일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거듭 비판하자 청와대는 막판에 잠시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일부 핵심 참모들은 “더 흔들리면 안 된다”며 예정대로 최 전 위원장, 천 회장 등이 포함된 특사안을 확정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일부 참모는 막판까지 특사를 반대했다가 이 대통령에게 가벼운 꾸중을 들었다고 한다.

이승헌·손영일 기자 ddr@donga.com
#특별사면#이명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