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너무 이상해, 거대한 트루먼쇼 같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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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회장 父女 블로그에 방북기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부녀(父女)가 솔직한 방북 소감을 각자의 블로그에 올렸다.

19세인 딸 소피 슈밋은 20일 ‘이보다 더 이상할 수 없다’는 제목의 방북기에서 “북한은 거대한 ‘트루먼쇼’(주인공의 모든 일상이 감시되는 영화) 같았다”고 밝혔다.

소피는 “북한에 휴대전화 이용자가 100만∼200만 명에 달하지만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은 불가능하고 기본 서비스도 너무 비싸 이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조선컴퓨터센터에서 태블릿PC로 인터넷 접속 장면을 시연했지만 일반인이 구입하기에는 너무 비쌌다”며 “도대체 팔지도 못하는 물건을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소피는 “태블릿PC에 사용된 북한 애플리케이션(앱)의 다음 버전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판매하고 싶다”고 하자 “곧 출시된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 담당자들은 모든 경제 문제의 원인을 대북 경제 제재 탓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소피는 “북한에서 감시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모든 것이 도청된다. ‘북한에 살게 돼 행운’이라고 교육받은 주민들은 사실상 정권의 인질로 잡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일성종합대를 방문했을 때 90여 명의 학생이 똑같은 자세로 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 마우스를 만지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던 것도 낯선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슈밋 회장도 이날 ‘구글 플러스’에 올린 글에서 “전 세계가 갈수록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데 비해 고립을 자초한 북한은 물리적으로 바깥 세계와 차단됨은 물론이고 경제성장까지 둔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정부 공무원이나 군인, 일부 대학생 등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일반 대중은 감시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이 사용하는 3G 휴대전화 네트워크를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도록 바꾸는 건 기술적으로 매우 간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구글 회장단의 방북을 주선하고 동행했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의 고문인 토니 남궁 씨는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방북 성과 등에 대한 비공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남궁 씨는 40여 차례나 방북한 북한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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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트루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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