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대북지원-대화 창구 열려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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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특사 만나 첫 유화 메시지… “북핵-추가도발엔 단호 대응”
방북 마친 美 리처드슨 “北, 朴당선인의 대북 발언에 고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중국 정부의 특사인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대화와 협력의 창구를 열어놓았다”며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일관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같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 당선인이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북한에 ‘인도적 지원’과 ‘대화할 수 있다’는 유화 메시지를 직접 보낸 것으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장 부부장을 만나 “북한의 핵개발은 국가 안보와 우리 국민의 안위를 위해 용납할 수 없다. 추가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밝혔다. 박 당선인은 또 “한중의 새 정부가 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안전 문제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에게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친서를 전한 장 부부장은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북한과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박 당선인이 밝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남북 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 부부장이 박 당선인에게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취한 대응에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중국은 대북제재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다. 다만 장 부부장은 “국제사회나 안보리가 적정 수준의 반응을 보이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중요한 건 사태 악화를 초래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시 총서기는 친서를 통해 박 당선인이 ‘편할 때 조속히 중국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고 박 당선인도 “서로 편리한 시기에 중국 지도부의 방한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 中 “北미사일에 대한 안보리 대응 반대 안해” ▼

장 부부장은 박 당선인에게 특사를 중국에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조 대변인이 밝혔다. 박 당선인은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해 중국에 특사를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 방문을 마치고 10일 중국으로 돌아온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간절히 원한다”며 “그들(북한 관리들)은 한국 새 대통령(당선인)의 대북 관련 발언에 고무돼 있다”고 밝혔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등 일행과 함께 이날 오전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북측 인사들이 언급한 박 당선인의 발언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대선 과정에서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지도자와도 만나겠다”고 말하는 등 정치적 상황과 인도적 문제를 구분해 접근하려는 박 당선인의 언급을 뜻한다는 관측이 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났는지를 묻자 “만나지 못했다”며 “6자회담 대표인 이용호 부상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에 탄도미사일과 향후 이뤄질 수 있는 핵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슈밋 회장은 “북한 관리들에게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의 정보기술은 매우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베이징=이헌진 특파원 zeitung@donga.com
#박근혜#대북#장즈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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