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500kg 탄두 달고 1만km 비행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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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해 추가 인양-성분 분석… 산화제통 모양 이란 것과 비슷
김정은 “로켓 더 많이 쏴야”… 유공자 101명에 ‘영웅’ 칭호

추가 인양된 연료통과 연결링 북한이 12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의 잔해가 서해 변산반도 서쪽 150여 km해상에서 추가로 인양돼 23일 공개됐다. ① 숫자 ‘3’이 적혀 있는 연료통으로 추정되는 잔해, ② 연료통의 하단부, ③ 연료통과 엔진을 연결하는 링. 국방부 제공
추가 인양된 연료통과 연결링 북한이 12일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의 잔해가 서해 변산반도 서쪽 150여 km해상에서 추가로 인양돼 23일 공개됐다. ① 숫자 ‘3’이 적혀 있는 연료통으로 추정되는 잔해, ② 연료통의 하단부, ③ 연료통과 엔진을 연결하는 링. 국방부 제공
북한이 쏴 올린 장거리 로켓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정황이 군 당국의 잔해 조사 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증거는 군이 14일 인양한 1단 추진체의 산화제통에 남아 있던 산화제가 적연질산으로 밝혀진 점이다. 옛 소련에서 개발한 적연질산은 질산(HNO₃)과 사산화질소(N₂O₄)를 94 대 6의 비율로 섞은 물질로 불임 유발 등 독성이 강해 대부분의 국가에선 우주발사체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물질이다. 군 관계자는 23일 “우주 선진국들은 나로호에 사용된 것과 같은,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고 환경친화적인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이용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적연질산은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미사일 산화제로 적합해 북한도 대부분의 탄도미사일에 활용하고 있다.

북한 로켓의 산화제통 모양이 이란이 개발한 샤하브 계열의 탄도미사일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북한과 이란은 1980년대부터 탄도미사일과 관련 기술을 주고받으며 끈끈한 ‘미사일 커넥션’을 유지해 왔다.

군 당국이 분석한 결과 산화제통에 주입된 산화제(적연질산)의 용량은 48t, 1단 추진체의 추진력은 118t으로 각각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북한의 장거리 로켓은 500kg의 탄두를 1만 km 이상 날려 보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연일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을 자축하며 ‘우주 강국’ ‘지식경제형 강국’을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은 21일 로켓 발사에 공을 세운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위해 평양 목란관에서 개최한 연회에 참석해 “인공지구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성과적으로 쏘아 올린 정신, 기백으로 여러 가지 실용위성들과 보다 위력한 운반 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22일 로켓 발사에 기여한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등 101명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미사일#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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