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이수성 文지지”… 당사자 즉각 부인… 스타일 구긴 민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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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이수성 文지지”… 당사자 즉각 부인

민주통합당이 11일 고건 전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지만 발표 30분 만에 고 전 총리가 “잘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해 스타일을 구겼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려는 조급증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우상호 공보단장은 오후 2시 브리핑에서 “고건 이수성 정운찬 전 총리가 문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며 “국민연대의 화룡점정이다. 중도진영의 균형추가 문 후보로 기울어졌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곧바로 자료를 내고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며 민주당의 발표 내용을 부인했다. 지난주 문 후보가 카타르를 방문 중이던 고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하자 “마음으로 성원하겠다”며 거절했다는 것. 이 전 총리 측 인사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총리가 발표에 동의한 적이 없다. 이 전 총리는 지금 중국에 가 있다”며 의아해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 단장은 “세 분이 캠프에 합류하거나 현실정치 활동을 한다는 게 아니라 지지하거나 마음으로 성원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물러섰다. 이 전 총리 문제에 대해선 “당의 권노갑 상임고문이 직접 만나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 전 총리 측 인사가 사정을 잘 몰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정 전 총리는 문 후보 지지를 확인했다. 그는 자료를 내고 “문 후보의 공약을 읽어보고 직접 만나 보니 동반성장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영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몇 차례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11총선 당시 공천이 여의치 않자 새누리당을 탈당했었다. 그는 “아버님(YS)은 이번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박근혜 후보 지지 여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YS 가신그룹인 상도동계 출신인 김덕룡 민화협 의장도 방송에서 “YS가 명시적으로 박 후보를 지지한 것은 아니다”며 “저의 결정(문 후보 지지)은 YS의 뜻과 상치되지 않을 것이다. 발표 전에 미리 아드님(김 전 부소장)에게 얘기했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중태 국민대통합위 부위원장은 라디오에서 “YS가 김덕룡 전 의원 등에 대해 ‘미친놈들’이라고 격노했다”고 주장했지만 YS 측은 오히려 김 부위원장에 대해 “정신 나간 사람 같다”고 불쾌해했다.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12일 김덕룡 의장 등 문 후보 측으로 온 상도동계 인사들과 만난다.

한편 문 후보 측은 11일 박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해 커닝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인터넷 여론을 달궜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청래 의원이 페이스북 등에 박 후보가 토론회장에서 갈색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사진을 올려놓고 “참 부끄럽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라니”라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김현미 소통2본부장도 “토론회장엔 낱장 자료 외에는 지참할 수 없는데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단순한 가방으로 밝혀졌다.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 글을 삭제한 뒤 “혼란을 드린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흑색선전이 도를 넘었다”며 고발 방침을 밝혔다.

[채널A 영상] 고건, 채널A와 통화서 “현실정치 관여 안한다”


조수진·김기현 기자 jin0619@donga.com
#대선#고건#이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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