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해단식서 “文 성원해달라” 한차례 언급
“대선, 거꾸로 가고 있다” 朴-文 싸잡아 비판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사퇴 열흘 만인 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해단식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당부하면서도 “지금 대선은 거꾸로,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라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안 전 후보는 “지난달 23일 사퇴 선언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단일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라고 말씀드렸다”라며 “저와 함께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 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재인’이란 이름을 단 한 번만 언급했고, 그마저도 열흘 전 사퇴 기자회견문을 인용한 원론적 수준이었다.
그가 여야를 모두 과거에 집착해 이전투구를 하는 구태 세력으로 낙인찍은 데다 문 후보에 대한 명확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안 전 후보 지지층인 중도층과 무당파층의 표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안 전 후보는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국민께서 만들어 주신 새 정치의 물결, 새 미래에 대한 열망을 간직하고 저는 더 담대한 의지로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해 항상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 정치를 화두로 사실상 자기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선언으로도 해석된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말씀에 감사드린다. 안 전 후보 지지층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했지만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라는 아쉬움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새누리당은 “안 전 후보가 자기 정치를 하겠다는 독립선언을 한 것일 뿐”이라며 “대선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전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어떤 조건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고 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과 공동선대위를 꾸리지도 않고 공동정책을 발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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