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무력부장 ‘천안함-연평도 도발 주도’ 김격식으로 교체
金, 강등 →대장복권 이어 발탁
김정은, 충성심 기준 앞세워 軍수뇌부 가차없는 갈아엎기
북한 김정각 인민무력부장이 물러나고 김격식 전 4군단장(사진)이 후임으로 발탁됐다. 이로써 지난해 말 김정일의 운구차를 호위하며 김정은 시대의 실세로 떠올랐던 ‘군부 4인방’은 1년도 채 안 돼 모두 물러났다. 그만큼 군부의 물갈이는 빠르고 폭넓게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최근 인민무력부장이 김정각에서 김격식으로 교체된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이 충성심을 기준으로 군 수뇌부를 교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군단장급을 대거 교체한 데 이어 인민무력부장까지 교체한 것을 보면 북한 군 내부 사정이 심상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격식은 2009년 2월 인민군 총참모장에서 물러난 뒤 서해안 지역을 관할하는 4군단장에 임명돼 2010년 천안함, 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강경파다. 올해 초 군단장 해임과 함께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 그는 철도성 부국장으로 좌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19일 김정은의 군 기마중대 방문을 수행한 그가 다시 대장 계급장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각은 노동당 정치국과 중앙군사위 위원, 국방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는 최고 실세였다. 그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장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각은 김정은의 군부 장악 과정에 큰 역할을 했지만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명예로운 은퇴의 길을 걷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정각과 함께 김정일 운구차를 호위했던 ‘군부 4인방’ 중 이영호 총참모장은 7월 숙청됐고,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도 4월 이후 종적을 감췄다.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4월 김정각에게 자리를 내주고 당 부장으로 옮기면서 2선으로 물러났다.
아울러 현철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차수)도 지난달 29일 이후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후방총국장을 겸하고 있는 현철해는 19일 김정은이 후방총국 직속부대인 기마부대를 방문할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김정은은 ‘충성심’을 앞세워 대대적인 군부의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김일성군사종합대 연설에선 “당과 수령에게 충실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작전전술에 능하다고 해도 필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격식을 다시 부른 것은 ‘김정은의 군대’를 만드는 과정 중 하나”라며 “김정은에게 충성하면 지위를 올려주고 마음에 안 들면 깎는다는 점을 보여줘 군을 길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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