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5일 18대 대선후보로 등록하며 15년 동안 유지해온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또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것이다.
○ “선택 못 받으면 정계 은퇴”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후보 등록에 즈음한 입장 발표’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 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회견에선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정치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 대선에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
박 후보는 자신의 정치 역정의 처음과 끝은 ‘오로지 국민’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린 나이에 청와대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 인생의 대부분은 국민과 동행하며 살아온 삶이었다”고 말했다. 진정성을 보이려는 듯 평소보다 느린 말투로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줬다.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도 “제가 선택을 받지 못하면 정계를 떠난다는 각오로 기자회견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뛸 것이니 여러분도 비상한 각오로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10월 초 ‘친박 2선 퇴진론’을 촉발시킨 남경필 선대위 부위원장도 참석했다.
사실상 마지막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며 ‘현장’과 ‘타이밍’을 당부했다. 박 후보는 “중앙에만 와글거리고 현장에는 사람이 없으면 그 선거는 좋은 결과를 못 낸다”며 “지역, 현장에 서 발로 뛰어 달라”고 말했다. 또 “돌발사건에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는 전국으로 유세를 다니니 선대위 중심으로 책임지고 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의 대결 구도를 의식해 ‘책임지는 변화’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누구나 변화, 쇄신을 얘기하지만 책임지는 변화가 돼야 한다”면서 “바꾸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4일엔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에 대해 “문 후보와 민주당의 구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충청 표심잡기 총력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서병수 사무총장과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쳤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 첫 유세 장소로는 세종시를 택했다. 서 사무총장은 “박 후보는 26일 TV토론이 끝나는 대로 심야에 의미 있는 곳을 들렀다가 오전 세종시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중원(충청, 전북), 이념적으로는 중도층 공략이 관건이라고 보고 충청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박 후보 측은 최근 선진통일당과의 합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입당 등이 충청 민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토론은 26일 오후 11시 15분부터 70분 동안 ‘국민면접 박근혜’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21일 야권 단일화 TV토론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방송사 측에 요청해 이뤄지는 단독 토론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국정운영 역량을 보여주는 것 이외에 인간적 면모를 드러낼 수 있는 형식을 방송사 측과 협의했지만 패널 토론 방식으로 최종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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