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부-南대선 흔들어 권력 굳히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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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팎으로 체제안정 시도

북한 김정은 정권이 12·19 한국 대선을 앞두고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계속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군부 흔들기’로 권력 기반 강화를 꾀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5일 “파국에 처한 북남 관계를 구원하려면 현 당국의 대결정책과 결별하고 민족화해 평화정책을 실시할 세력이 집권해야 한다”며 “남조선에서 화해 지향적인 세력이 집권하고 북남 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중단된 협력과 교류사업들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3일 “남조선 각 계층은 새누리당의 재집권 기도를 허용하지 말고 대선을 계기로 정권교체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 “제2의 유신독재 부활” “인간 생지옥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권 후보에 대해선 “남조선 여론조사에서 문재인이 다음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지목됐다”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은 새 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의 표출”이라고 우호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군부 고위직 인사에 대한 숙청과 강등 등 대대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KL) 인근에는 대남 기습전력을 전진 배치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아직은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이 안으로는 권력집단인 군을 흔들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밖으로는 남측에 진보좌파 정권 수립을 유도해 체제 유지의 젖줄이 될 수 있는 대북 지원을 얻어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북소식통은 15일 “북한이 지상군의 전후방 보병군단장 9명 중 6명을 최근 교체한 것으로 안다”며 “올해 2월 대장으로 승진했던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불과 10개월 만에 다시 상장(한국의 중장)으로 강등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영철은 9월 3일 군악단 연주회 관람까지 대장 계급장을 달고 김정은을 수행했으나 지난달 한 행사장에 상장 계급장을 달고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군 작전을 총괄하는 이영호 총참모장은 7월 전격 해임됐고 후임 총참모장 현영철은 4개월 만에 계급이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된 바 있다. 군 경험이 없는 김정은이 군부를 길들이기 위해 과감한 인사 조치와 예산 틀어쥐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과거 김영춘 총참모부 작전국장은 장성에서 영관급으로 3단계 이상 좌천된 적이 있다”며 “강등을 이용한 군부 길들이기는 북한 체제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간인 출신인 김정은의 최측근 최룡해가 군 최고 요직인 총정치국장에 앉아 군 조직을 통제하고 그동안 군부가 갖고 있던 각종 이권사업을 내각에 넘기고 있다. 이승열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일식 ‘선군정치’ 아래서 과도하게 커졌던 군부의 영향력을 누르기 위한 견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나아가 김정은은 내각에서도 장관급인 상(相)을 잇달아 교체하고 있다. 올해 교체된 내각의 상은 7명에 달하며 이 중 4명이 10월에 바뀌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실적 평가를 통한 인사 쇄신으로 젊은 인재를 중용하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최근 연평도 등 서북 도서 인근 지역에 대남 기습전력을 크게 보강하고 군사훈련을 강화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장재도와 무도 등 서해 최전방 부대에 장사정포와 해안포, 운용 병력을 증강 배치한 데 이어 지하벙커 등 요새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백령도에서 50km 떨어진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엔 대규모 공기부양정 기지가 완공됐고 6월엔 황해남도 태탄과 누천 공군기지에 MI-2 공격헬기 2개 대대(50여 대)가 전진 배치됐다. 공격헬기의 기동훈련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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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hcho@donga.com
#김정은#대선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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