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계획했던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정치인들이 ‘표밭’으로 여기는 중소기업계와의 간담회를 외면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일자리의 88%가 중소기업에 있다는 뜻의 ‘9988’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소기업인의 수가 많고 그만큼 선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이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문 후보 측은 당초 이날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겠다고 잠정적으로 일정을 잡았지만 지난주 중반 이를 연기했다. 중기중앙회는 날짜를 정하지 않은 연기라 ‘사실상 취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 후보도 지난달 중소기업계와 간담회를 추진했지만 미뤘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기중앙회 본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정확한 연기 이유를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단순히 바쁜 일정 때문에 조율이 안 된 걸로 안다”며 “대선 전에 다시 일정을 잡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달 중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한자리에 모아 ‘중소기업 희망 보고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이도 여의치 않게 됐다. 중기중앙회는 2007년 대선 때에는 이명박, 정동영 후보 등 대선후보 5명을 초청해 ‘중소기업 희망선포식’을 개최한 바 있다.
2일 박 후보와 무역업계 간담회를 연 한국무역협회도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는 아직 간담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두 후보와 간담회를 추진 중이지만 양쪽 모두 너무 바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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