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까모 관련 90여명 수용소行-오지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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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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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인권단체 간부 밝혀 “전영철 사건 연루자 색출… 회령시 재력가도 포함”

한국 국적의 탈북자 전영철 씨가 7월 19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보기관과 미국의 사주로 김일성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한국 국적의 탈북자 전영철 씨가 7월 19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보기관과 미국의 사주로 김일성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김일성 동상 폭파를 시도했다는 이른바 ‘전영철 사건’과 연관된 혐의로 함북 회령시 주민 90여 명이 북한 공안당국에 체포돼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거나 깊은 산골로 추방됐다고 대북소식통들이 11일 전했다.

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 사무총장은 “북한이 전영철 사건 관련자 1차 색출을 마감하고 3일까지 28가구 90여 명을 수용소로 보내거나 오지로 추방했다”고 말했다. 전 씨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정치범수용소로, 간접적으로 관계있는 사람은 유배시켰다는 것. 또 다른 대북소식통도 회령에서 전영철 사건에 연루된 많은 주민이 추방됐다고 전했다.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사람 가운데는 회령 주민들에게 ‘손도’라는 별명의 재력가로 알려진 김성도 씨(47)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년 전 회령 ‘삐라사건’에 연루된 혐의까지 받아 모친과 부인, 아들 딸 등 가족 5명이 함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는 것이다. 회령 삐라사건은 2010년 6월 25일 반체제 구호가 적힌 북한 5000원권 지폐가 ‘망명구국행동대’의 명의로 살포된 사건을 말한다. 전 씨는 과거 북한 당국에 체포돼 있다 탈북해 중국에 머무는 동안 이 사건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삐라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국가안전보위부 고위 간부가 총살되는 등 많은 북한 주민이 피해를 입었다.

올해 5월 국내 모 종합편성TV 취재진과 함께 중국에 간 전 씨가 북한 내부 상황을 촬영하라며 북한에 들여보낸 카메라 5대를 전달받았거나 전달해 준 사람들도 이번에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지금까지도 북한 보위부에서 취조를 받고 있으며 현지에선 그가 기자회견을 한 것과 상관없이 극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의 자백에 따라 새로운 피해자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중앙TV는 7월 19일 전 씨가 “남조선 정보기관과 미국의 사주로 김일성 동상을 폭파하려 했다”고 폭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시간 넘게 방영했다. 북한 당국은 탈북 후 남한에 정착했다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박인숙 씨와 전 씨의 기자회견을 기록영화로 만들어 국경지역 주민들에게 의무적으로 관람시켰다. 또 이들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의 탈북자 출신 활동가들에 대한 살해 협박도 했다. 전 씨는 5월 말 중국에서 공안당국에 체포됐으며 그가 북한 주요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음을 확인한 중국 측은 체포 약 20일 뒤 한국 국적의 전 씨를 북한 당국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동까모 사건#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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