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 추도식에 500여명 발길… 작년의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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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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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주기… 파주에 공원 제막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장준하기념공원에서 열린 ‘장준하공원 제막식 및 제37주기 추도식’에서 장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가 남편의 얼굴 동판을 어루만지고 있다. 파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장준하기념공원에서 열린 ‘장준하공원 제막식 및 제37주기 추도식’에서 장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가 남편의 얼굴 동판을 어루만지고 있다. 파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박정희 정권 시절의 대표적 재야 정치인이던 장준하 선생의 37주기 추도식 및 장준하 공원 제막식이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장준하기념공원에서 열렸다.

(사)장준하기념사업회와 파주시가 이날 통일동산 4000m²의 터에 조성된 기념공원에서 주최한 추도식에는 장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와 각계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추도식에 100여 명이 방문했던 것에 비하면 추도객이 5배가량으로 늘어 대선을 앞두고 장 선생의 타살 의혹에 쏠린 세간의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날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정세균 대선경선 후보 등 야권 지도부도 대거 행사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타살 흔적이 확인된 이상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 당시 못된 짓을 한 저들의 정체를 밝히는 게 우리 몫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선생의 장남 호권 씨는 이날 “아버지가 공사판에서 흔히 쓰이는 망치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차원에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검안 소견에 따르면 두개골 함몰이 작은 손망치보다는 무겁고 대형 해머보다는 가벼운, 멍키스패너 같은 흉기로 발생한 걸로 추정됐다”며 “상처가 한 번에 깊게 발생한 점으로 미뤄 전문가의 소행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념사업회가 16일 공개한 검사 소견서는 “머리뼈와 오른쪽 볼기뼈의 골절이 가격에 의한 것인지 넘어지거나 추락하면서 부딪쳐 생긴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유골을 검안했던 이윤성 서울대 법의학연구원 교수는 16일 동아일보 통화와 17일 채널A 인터뷰에서 “유골을 처음 봤을 때는 골절 모양이 너무 동그래서 망치로 친 것으로 생각했지만 망치로 쳤다면 움푹 팬 상처 주변으로 잔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형태의 골절이 있어야 한다”며 “유골에는 그런 흔적이 없어 추락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은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현장 목격자 등에 대한 조사가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나. 그런 기록들이 있는 것을 (나도) 봤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2년과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두 차례에 걸쳐 장 선생 사건을 조사했지만 사인을 밝힐 만한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해 ‘진상규명 불능’ 판정을 내리고 해당 사건을 종결했다.

호권 씨는 이달 안으로 국무총리실에 장 선생 사인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타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선생의 묘는 지난해까지 연고가 없는 파주시 광탄면 신산리 나사렛 천주교 공동묘지에 있었다.

파주=고현국 기자 mck@donga.com
#장준하 추도식#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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