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中 ‘가혹행위 언급말라’ 강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5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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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측 지목 다른 동료가 타깃"…北당국 연관의혹 제기
"중국인 포함 7∼10명 동시에 붙잡혀"


▲동영상=中 체포 김영환, “가혹행위 언급말라 강요했다”
중국에서 국가안전위해 혐의로 체포돼 114일 만에 풀려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49) 씨는 25일 중국 내 구치소에 구금됐을 당시 물리적 압박, 잠 안재우기 등 많은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국가안전부 측은 김 씨에게 '귀환조건'으로 중국법률을 위반했다는 것을 시인하고 각종 가혹행위를 한국에 돌아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서울 중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에 적대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왜 가혹하게 대할까 이해를 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씨는 안전부 측이 석방 직전까지도 가혹행위 문제를 무마하려고 자신을 설득했으며 구치소로 찾아온 안전부 간부로부터 '위에서 철저히 조사하라고 해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고문이 있었느냐'는 기자들 물음에는 "구체적인 부분은 다음에 밝히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주체사상의 대부'로 불리다 1990년대 말 전향해 북한 민주화 관련 활동을 해온 김 씨는 지난 3월 중국 다롄에서 강신삼, 유재길, 이상용 씨 등 동료와 함께 중국측 요원들에게 체포됐다가 20일 강제추방 형식으로 석방됐다.

김 씨는 이번 중국 방문 배경과 관련, "오랜 인연을 갖고 활동해온 분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흘러나온 '고위급 북한인사 기획탈북 추진설'은 부인했다.

김 씨는 "안전부는 제가 누군지도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며 "함께 구금됐던 동료 중 한 사람을 북한 보위부(국가안전보위부)가 지목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사람과 접촉해 나도 잡아들인 것 같다"며 "그날 중국인, 한국인을 포함해 7¤10명이 동시에 붙잡혔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부 측은 납치와 테러 징후가 포착돼 (우리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다고 말했지만, (해당 동료에 대한) 감청과 미행 등이 이뤄진 사실로 놓고 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며 북한당국과 연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는 중국 안전부의 조사는 "모든 것을 이야기 하라는 식으로 이뤄졌다"며 "(중국 측은) 우리들의 한국내 활동, 우리와 연관돼 활동하는 중국내 활동가들에 대해알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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