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근혜’ 金 vs 金 2위 혈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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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경선 5자대결로

5파전으로 치러지는 새누리당의 대선 경선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 속에 2위를 두고 김문수 경기지사와 김태호 의원이 겨룰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포스트 박근혜’의 선두주자로 대선 이후 당의 리더가 될 수 있는 2위 다툼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김 지사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출마선언 이후 경선 룰 논란에 갇히며 주춤하는 사이에 김 의원이 차세대 리더 이미지를 강점으로 내세워 추격하는 형국이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어느 정도의 표를 끌어낼지도 관심이다.

김 지사는 수도권 비박(비박근혜) 성향의 지지를 어느 정도 끌어낼 수 있을지, 60대에 진입한 그가 참신한 차세대 리더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김 의원은 낮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어느 정도 올릴 수 있을지, 이미지 정치를 뛰어넘어 국정 운영을 맡겨도 될 만큼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새누리당의 경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비박 후보들이 박 전 위원장에게 어떤 태도를 보일지다. 박 전 위원장과 지나치게 각을 세울 경우 당내 후보를 흠집 낸다는 비판에 직면하거나 친박(친박근혜)이 장악한 대의원들의 지지를 받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마냥 박 전 위원장을 옹호할 경우 ‘들러리’라는 비판을 받으며 독자적인 차세대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

출마한 후보들이 모두 하나씩 갖고 있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해낼지도 관심 포인트다. 김 지사는 대선 출마선언 이후 “완전국민경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가 이를 번복해 신뢰에 상처를 입었다. 김 의원은 2010년 국무총리에 내정됐다가 청문회에서 낙마했던 전력을 극복해야 한다. 임 전 실장은 현 정권의 2인자 역할을 한 당사자가 차기 대선에 나오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박 진영에서는 정몽준, 이재오 의원의 경선 불참으로 빨간불이 켜졌던 경선 흥행이 김 지사와 김 의원의 가세로 만회된 데 대해 반색하고 있다. 한 친박 핵심 관계자는 “김문수-김태호-임태희로 이어지는 경선 라인은 차차기를 염두에 둔 미래형 경선으로 흘러가 또 다른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과 포스트 박근혜를 노린 후보들 간의 비전과 정책 대결이 흥행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은 경선 이후 본선에서 김 지사의 민주화·노동운동 경력과 수도권 지지층, 김 의원의 미래형 이미지와 부산-경남 지지층이 결합돼 당 후보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친박 관계자는 “경선 후보 등록 이후 후보들 간에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김문수#김태호#대선 경선#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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