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출마 선언]“음, 이번에 꼭… 반드시… 이루고 싶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1일 03시 00분


■ 박근혜 출마선언 직후 회견

‘행복을 주는 사람’ 열창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0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지지자들과 함께 가요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행복을 주는 사람’ 열창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0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지지자들과 함께 가요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식이 열린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야외 광장.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몰려드는 사람들로 약 2644m²(약 800평) 규모의 광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수십 명의 전현직 의원도 보였다. 경찰은 5000명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새누리당 겸 캠프의 상징색인 빨간색 재킷을 입고 연단에 올랐다.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과 최경환 총괄본부장, 이학재 비서실장 등 캠프 인사들도 셔츠나 넥타이로 드레스코드를 맞췄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대학생 자원봉사자 30∼40명이 무대를 둘러싸고 분위기를 띄웠다. 박 전 위원장이 연설하는 15분 동안 지지자들은 60여 차례의 박수를 보냈다.

캠프 관계자들은 선언문이 자칫 식상한 인상을 주진 않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출발을 알려야 하는 자리에서 평소 밝혀온 구상의 ‘재탕’처럼 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은 “새로운 것은 구체적인 공약을 통해 보여주면 된다. 오늘은 제가 국민을 보는 시각(‘감사한 존재’)과 향후 국정운영 비전, 이 두 가지만 생각하자”고 말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날 행사는 ‘국민 소통’에 주안점을 뒀다. 캠프 관계자들은 참석자들에게 “박 전 위원장과 국민을 연결하는 소통 창구”라며 말풍선 모양의 ‘희망엽서’를 나눠주고 메시지를 적어 달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가수 해바라기의 노래 ‘행복을 주는 사람’을 참석자들과 함께 부르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선언식 직후 인근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불통’ 이미지에 대한 질문에 “불통과 소신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불통과 소신은 다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불통이란 말은 다른 때는 들은 적이 없고, 최근 (당내 경선 룰과 관련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전날 경선 불참을 선언한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 측의 ‘불통’ 비판을 겨냥해서도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정 전 대표의 경선 불참에 대해서는 “결국은 자신이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결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결심이고,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다. 누가 옆에서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나서 두 사람을 설득한다고 해결될 성격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5년 동안 자신의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간절히 바라왔던 것을 꼭 이뤄내고 싶다. 저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 내내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질문에 바로 답했지만 이 질문에선 멈칫하더니 “음, 이번에…꼭…반드시…”라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답변을 끝내고도 다시 한 번 “제가 이루고 싶어요”라고 반복하며 대선 승리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역대 정권마다 수난을 겪는 친인척 비리와 관련해선 “당당하게 천명할 수 있다. 제가 만약 (대통령) 임무를 맡는다면 어떤 경우든지 (제) 이름 팔아서 무슨 일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다 거짓말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대기업 총수의 사면에 대해선 “구형을 받았는데 얼마 있으면 또 뒤집히고 하는 게 법치를 바로잡는 데 굉장히 악영향을 준다”면서 “잘못한 사람도 돈이 있으면 금세 들어갔다 나온다는 생각이 만연돼 있으니 일반 국민은 억울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 선진국 가는 데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추동훈 인턴기자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3학년  
#박근혜#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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