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검찰 출석]檢청사 계단서 휘청거린 ‘형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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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은 계단을 오르다 잠시 휘청거렸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눈이 부셔 발을 헛디딘 듯했지만 경직된 얼굴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 전 의원은 변호를 맡은 서창희 변호사와 함께 타고 온 은색 제네시스 승용차에서 내리면서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느냐’ ‘대선자금으로 사용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 가서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곧바로 10층으로 올라간 그는 윤대진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 1팀장 사무실에 들렀다. 이 자리에는 최운식 저축은행비리 정부합동수사단장이 동석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최 단장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수사 책임자인 최재경 대검 중앙수사부장과는 만나지도 못했다.

조사는 일반 피의자가 조사받는 곳보다 조금 넓은 20m²(약 6평) 규모의 1123호 중형 조사실에서 이뤄졌다. 대검 11층에 있는 이 조사실은 조사를 받는 책상 외에 소파와 잠시 누워 쉴 수 있는 간이침대가 마련돼 있다.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은 없다. 올 4, 5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도 이 방에서 조사를 받았다. 합수단 관계자는 “특별한 예우도, 특별한 불편함도 없는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자 국회 부의장을 지낸 유력 정치인이지만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다는 취지다.

이 전 의원의 조사 절차 및 환경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3년 7개월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았을 때와는 다르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노 씨는 2008년 12월 1일 세종증권 관련 비리 혐의 등으로 대검 중수부에서 소환조사를 받을 때 특별 예우를 받아 화제가 됐다. 노 씨가 조사받은 대검 1120호 특별조사실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정재계 고위인사들이 조사를 받은 곳으로 ‘VIP 특실’로 불렸다. 이 방에는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비롯해 침대와 소파 등이 갖춰져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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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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