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검찰 출석]‘대통령의 형’ 겨눈 檢… 불법로비 증거-진술 확보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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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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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검은돈 대가성’ 정조준… 李의 방패 뚫을까

발을 헛디뎌…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저축은행과 기업에서 7억여 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 들어서다 넘어질 듯 휘청거리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발을 헛디뎌…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저축은행과 기업에서 7억여 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경위를 조사받기 위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 들어서다 넘어질 듯 휘청거리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SD(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가 저축은행에서 받은 돈은 단순한 정치자금이 아니다.”

이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임박해지면서 수사팀 주변에서 여러 차례 나왔던 말이다. 단순 정치자금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적용된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저축은행을 위해 불법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사팀과 이 전 의원은 불법자금의 대가성 여부를 두고 집요하게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 대가성 규명에 집중

검찰은 불법대출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건넨 6억 원 안팎의 돈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과 김 회장이 지난 대선을 앞둔 2007년 하반기(7∼12월)부터 집권 가능성이 높았던 현 정부 실세들에게 ‘보험’ 성격의 돈을 제공하며 자신들의 사업을 뒷받침해줄 만한 협력 관계 구축을 도모했다는 얘기다. 새 정부 실세들에게 이른바 ‘줄 대기’를 했던 셈이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은 “이런 경우 돈이 오갈 당시에는 특별한 청탁이 따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외에 알선수재 혐의를 소명하기 위해 대가성 입증에 공을 들여왔다. 검찰은 임 회장과 김 회장 모두 사업 확장이나 금융감독 당국의 검사 과정, 은행 퇴출 기준의 적용 과정에서의 편의를 기대하고 돈을 건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임 회장과 관련된 이 전 의원의 혐의를 수사하면서 2008년 1월 계약이 마무리된 솔로몬저축은행의 KGI증권 인수 과정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솔로몬저축은행이 증권업 진출을 추진하자 서민 금융기관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벗어났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인수 절차가 1년 넘게 지연되기도 했다. KGI증권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 과정에서는 편법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임 회장이 이런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임 회장은 결국 KGI증권 인수에 성공했지만 KGI 인수 과정은 최근 수사에서 불법 행위가 드러났다.

○ 코오롱에서 온 1억5000만 원은 불법 정치자금

이 전 의원이 1980년대 말까지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대표회사 퇴임 후에도 정식 자문료 외에 고문활동비 명목으로 1억5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는 이미 상당 부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검찰 관계자들 사이에선 “현재까지 알려진 혐의만으로도 이 전 의원 기소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검찰은 올해 초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이 전 의원의 보좌관인 박배수 씨의 알선수재 혐의를 확인했다. 검찰은 박 씨가 관리하던 차명계좌에서 문제의 1억5000만 원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 측으로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정기적으로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애초 박 씨는 문제의 돈에 대해 이 전 의원과의 관련성을 부인했으나 최근 진술 태도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의원이 형사처벌을 받더라도 돈을 건넨 코오롱 관계자는 수사 협조 여부에 따라 형사처벌이 면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수사 검사 전원 특수 수사 베테랑… 도주한 범인 직접 잡은 검사도

이 전 의원의 솔로몬저축은행 관련 혐의를 조사한 윤대진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은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 2006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사건 수사, 2007년 삼성비자금특별수사본부 수사,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등에 참여해 ‘권력형 비리 수사 전문가’로 유명하다. 특히 로비 의혹을 규명할 진술을 받아내는 데 탁월한 수사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래저축은행 관련 혐의와 코오롱 불법 정치자금 혐의를 조사한 주영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47억 원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한 주임검사였다. 2003년 6월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윤창열 전 대표가 서울 강변북로에서 역주행하며 도주할 당시 윤 전 대표를 추적해 직접 체포하기도 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상득#검찰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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