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넘게 北체류 노수희, 통진당 종북논란에 발목 잡혔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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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왼쪽 사진 원 안 사람)이 밀입북하기 전인 3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야권연대 공동선언 발표에 참석했다. 노 부의장은 입북 다음 날인 3월 25일에는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사망 100일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해 조화를 바쳤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부의장(왼쪽 사진 원 안 사람)이 밀입북하기 전인 3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야권연대 공동선언 발표에 참석했다. 노 부의장은 입북 다음 날인 3월 25일에는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사망 100일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해 조화를 바쳤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의장대행)이 밀입북한 지 두 달이 넘도록 귀국하지 않고 있다. 예상보다 북한 체류가 길어지는 것은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 부의장은 3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00일 추모행사에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북한에 간 뒤 김일성 김정일을 찬양하고 남한 정부를 비판해 왔다. 그는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공동의장,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인물로 4·11총선 전 야권연대 성사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노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보도하며 대남 선전에 활용했다. 그는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참배했고, 25일에는 김정일 사망 100일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한 뒤 주체사상탑, 개선문, 쑥섬 혁명사적지 등을 방문했다. 개선문을 참관하면서 “아, 그 이름도 빛나는 김일성 장군님”이라며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불렀다. 26일에는 김일성의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해 감상록(방명록)에 ‘국상(國喪)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 대신 만경대에 정중히 사죄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27일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해 화환 리본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고 적었다. 28일에는 백두산밀영을 방문해 헌화 및 참배를 하면서 “그이(김정일)와 같은 분은 이 세상에 없다. 장군님께서는 영생하신다”고 언급했다.

이후에도 그는 귀빈 대접을 받으며 활동을 계속했다. 지난달 14일 김일성 100회 생일 경축 중앙보고대회에 참석했고, 25일에는 범민련 남북해외대표회의에 남측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보도문에는 ‘동족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한 이명박 보수세력의 악랄한 도발책동을 강력히 단죄 규탄한다’고 돼 있다. 5월 들어서도 공장과 유치원, 묘향산 등을 참관했다는 내용이 북한 매체에 보도됐지만 보도 횟수는 줄고 있다.

[채널A 영상] “만경대 고향집을 찾아…” 조선중앙TV, 노수희 일거수 일투족 보도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범민련 대회까지 끝났는데 돌아오지 않는 것은 국내에서 통합진보당의 종북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그가 돌아오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법처리 될 텐데 그 과정에서 종북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노 부의장에 대한 북한 매체의 기사가 줄어드는 것은 북한 당국도 그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행사 때까지는 북한에 머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노수희#종북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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