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근혜 측 맞고발… ‘박태규 진실게임’ 확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5일 03시 00분


‘로비 여부’ 대신 ‘만남 여부’ 초점
與내부 “박지원의 프레임에 걸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씨를 만났는지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고소·고발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21일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고소하자 박 원내대표도 24일 박 전 위원장 측을 고발하며 맞대응했다.

민주당은 이날 성명 미상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1명과 박 전 위원장 측 인사 1명을 각각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은 법률 담당 원내부대표인 박범계 당선자를 통해 민주당 명의로 제출됐다. 한 언론사가 “익명의 친박계 의원과 박 전 위원장 측근이 ‘박지원과 박태규가 가깝다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박지원의 거짓말이 다시 도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박 당선자는 “박 전 위원장이 박 씨와 만난 사실을 증언한 제보자와 녹취록이 있다”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자 새누리당에선 “박 원내대표가 깔아놓은 ‘덫’에 박 전 위원장이 빠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한 관계자는 “로비와 돈이 오갔다면 큰일이지만 박 전 위원장이 박 씨를 만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안 되는 사안”이라며 “그런데 박 전 위원장이 ‘박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고소를 해놓고 보니 박 원내대표가 박 씨를 만났느냐, 안 만났느냐는 ‘거짓말 프레임’에 들어가 버렸다”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이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회장을 만난 적 없다”고 했다가 함께 찍은 사진이 드러난 뒤 낙마한 것처럼 작은 거짓말이 큰 도덕적 결함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치 일정을 다 확인했지만 분명히 (만난 적) 없다. 가능성이 있다면 여러 명 만나는 자리에 박 씨가 끼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박 원내대표가 말하는 건 사실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선 박 원내대표의 과거 무차별 폭로 이력을 꼬집는 얘기도 나왔다. 권영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 원내대표님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 때가 되니 더러운 네거티브 정치 또 시작하시나요. (2002년 대선 때) 김대업으로 큰 재미 본 전례가 있으니 그 유혹 떨쳐버릴 수야 없겠지만 우리 정치는 어디로 가나요”라고 비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통합민주당#새누리당#박지원#박근혜#박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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