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와 부인 권양숙 여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부터)이 묵념하고 있다. 김해=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인 배우 명계남 씨의 사회로 진행된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 씨 등 유족,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김원기 임채정 전 국회의장,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일반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대표 경선 합동연설회 일정을 잡지 않고 추도식에 총출동했다. 당권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해찬 김한길 후보를 비롯한 8명의 당권주자들이 모두 봉하마을을 찾았다. 문재인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당내 대권주자,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서갑원 전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 인사들, 송영길 인천시장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도 대거 참석했다. 고흥길 특임장관, 봉하마을이 속해 있는 김해을의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도 행사장을 찾았다.
건호 씨는 유족대표 인사말에서 “3년이면 희미해질 만도 한데 그분에 대한 애증과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비자금 관리 및 뭉칫돈 거래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와 건평 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된 영재고철의 실질적 사주 박영재 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건평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몸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동생 이름을 걸고 단연코 말하건대 비자금 등 동생 이름 앞에 부끄러운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 씨도 통화에서 “이상한 돈거래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아온 문 고문은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그분을 놓아드리고 그분을 딛고 일어서고 그분을 뛰어넘어야 할 때”라며 “올 연말에는 대선이 있는 만큼 그분의 정신과 꿈을 현실정치에서 이어가고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는 그러한 희망을 갖고 결의를 다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또 그는 “참여정부 5년 동안 많은 발전과 성취가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과 한계도 많았다”며 “참여정부가 부족했던 부분을 뛰어넘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잇는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 자신의 선택의 문제를 비롯해 과거 참여정부를 뛰어넘을 수 있는 비전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3주기 추모행사 이후 대선 출마선언을 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노 전 대통령이 평소에 말씀하던 ‘깨어 있는 시민정신’으로 12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게 노 전 대통령에게 보답하는 길”이라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신경민 대변인도 논평에서 “노 전 대통령이 못다 한 꿈과 정신을 계승해서 국민과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해=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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