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부정선거 수법은 온라인 프로그램-데이터 4차례 손대…

  • Array
  • 입력 2012년 5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온라인 프로그램-데이터 4차례 손대 투표 끝나기 전에 투표함 열어본 셈
선거인 명부에 동일 필체… 직인 없는 투표용지도 발견

조준호 위원장 “부정선거 드러났다” 통합진보당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실, 부정 선거가 있었다”고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조준호 위원장 “부정선거 드러났다” 통합진보당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실, 부정 선거가 있었다”고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현장 대리투표, 당원이 아닌 사람의 투표 참여, 중복 투표, 개표 부실…. 통합진보당이 3월 14∼18일 실시한 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은 1960, 70년대 부정선거를 연상시킬 만큼 ‘부실’과 ‘부정’ 그 자체였다.

온라인 투표에서는 선거관리위원이 아닌 사무총국 당직자의 지시에 따라 전산운영업체가 네 차례나 투표 결과를 알 수 있는 소스코드를 열어 프로그램이나 투표 데이터를 수정했다. 온라인 투표에서 프로그램 수정은 현장투표의 투표함을 여는 행위와 같다.

동일 인터넷주소(IP)에서 여러 명이 투표한 사실도 포착됐다. 대리투표를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다. 일부에선 투표권이 없는 사람이 투표한 사실도 드러났다.

현장투표에서도 선거인 명부에서 같은 사람의 필체가 이어져 대리투표가 의심된다. 투표용지가 한꺼번에 들어 있거나 직인이나 사인이 없는 투표용지도 발견됐다. 투표 마감시간 이후에 당원이 아니거나 선거인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현장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2일 통진당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발표한 조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조 위원장은 “현장투표의 경우 전체 투표소 200곳 중 3분의 1 정도만 조사했다”며 “적지 않은 데서 부정투표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가 서둘러 발표하기 위해 일부만 조사한 만큼 조사 대상을 전면 확대할 경우 부정선거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채널A 영상] 창당 5개월 통합진보당, 5공 때나 하던 일을…

핵심 쟁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아 당내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실·부정 선거로 비례대표 당선자 순위가 뒤바뀌었는지, 부정선거 책임자는 누구인지 등 의문점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선자 워크숍 취소 통합진보당은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프라자 세미나실에서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 예정이었으나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으로 갑자기 취소됐다. 텅 빈 세미나실에 회의자료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당선자 워크숍 취소 통합진보당은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프라자 세미나실에서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 예정이었으나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으로 갑자기 취소됐다. 텅 빈 세미나실에 회의자료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조 위원장은 통진당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상 소스코드를 열어본 부정행위 흔적은 찾아낼 수 있지만 어떤 작업을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조사의 한계를 시인했다. 의혹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한 이청호 부산 금정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정선거를 주동한 책임자를 찾지 못한 만큼 전문 인력을 보강해 당이 2차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조사가 끝내 미흡하면 검찰 고발도 불사하겠다는 태도였다.

부정선거 후폭풍은 사퇴 압박을 받는 비례대표 당선자 1∼3번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들에게까지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통합진보당#부정선거#수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