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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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 조사결과 발표.."재발방지 등 쇄신 필요"
창당 이래 최대위기..분당 가능성도 거론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비례대표 경선진상조사위는 2일 "조사 결과 비례대표 후보 선거가 선거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라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원의 뜻과 민의가 왜곡되고 국민에게 질타받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경선에 대해 당 조사위가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 규정함에 따라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계파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앞서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는 전날 밤 긴급 회동을 갖고 이런 조사 결과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이견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조율 결과가 주목된다.

당권파인 이 대표 측은 진상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날 발표는 당권파를 고립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비당권파들은 조직적인 부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만큼 당권파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3월 서울 관악을에서 이정희 공동대표측의 야권 연대 경선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이어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통합진보당은 지난해 12월 창당 이후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최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조사 결과 당측은 비례대표 경선 관리를 적절한 능력이 없는 업체와 수의계약을 했고 프로그램 데이터를 수정하는 등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는 선거를 진행했다.

또 현장 투표에서 당 중앙선관위의 역할이 양심과 관행에 의존해 투표를 진행하고 보고된 결과를 집행하는 역할에 머물러 부실선거를 초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온라인 투표 조사 결과 투표 과정에서 시스템 수정은 불가한데도 수차례에 걸친 프로그램 수정과 기표 오류에 의한 결함도 발생해 투표 중단 및 온라인 투표의 신뢰성을 잃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동일한 아이피(IP)에서 집단적으로 투표가 이뤄진데다 대리 투표 등 부정 투표도 확인됐으며 현장 투표소 조사 결과 다수 투표소에서 다양한 형태의 부실 등 당규 위반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위는 발표했다.

이 밖에도 조사위는 투표 마감 시간 이후 온라인 투표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현장 투표가 집계돼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4월 17일부터 어제까지 조사 결과 이번 비례대표 선거가 정당성과 신뢰성을 잃었다고 판단하며 책임소재가 분명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기위 회부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재발방지 대책 등 당 쇄신안도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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