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협약 주도 前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 이인근, 맥쿼리株 1만주 보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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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마다 6∼8% 현금 배당
“직무 관련성 없다” 해명에도 공무원 도덕적 해이 논란

2005년 서울메트로9호선㈜과의 협약 체결을 주도했던 이인근 전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현 서울시립대 교수)이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대량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 요구가 주주들에 대한 과도한 배당 탓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매년 세금을 투입하는 민간회사 주식을 공무원이 매입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서울시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1급 공무원 출신인 이인근 전 도시안전본부장은 맥쿼리인프라 주식 5500만 원 상당(1만3주)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2009년 9호선이 개통할 당시 5000주가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1500주, 338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30일 맥쿼리인프라의 주가는 5540원이었다. 3년 전 주가는 3792원(2009년 1월 2일)으로 1748원이 올랐다. 이 전 본부장은 시세 차익을 얻었을 뿐 아니라 주식을 구입한 이후 6개월에 한 차례씩 6∼8%대 현금 배당을 받았다. 2009∼2011년 3년 동안 맥쿼리인프라는 주당 총 1064원을 배당했다.

이 전 본부장은 2005년 당시 시 지하철건설본부 설계관리부장으로 9호선 측과의 계약 실무를 담당했다. 이후에는 도시계획국장과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을 역임했다. 도시기반시설본부는 도로와 지하철 건설을 비롯해 건설과 토목을 총괄하는 부서다.

이에 대해 이 전 본부장은 “2008년 당시 주식 전문가의 추천으로 펀드 투자 차원에서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구입하게 됐다”며 “2009년 1급으로 승진할 때 공직자 윤리법에 문제가 없는지 공무원 대상 주식백지신탁 검사도 받았지만 맥쿼리인프라는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 전 본부장의 해명대로 맥쿼리인프라는 펀드에 해당돼 법적으로 직무 관련성이 없다 해도 당시 해당 업무를 총괄했던 공무원이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는 민간회사에 투자해 수익을 챙긴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9호선 측과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규정에 따라 서울시는 2009년 142억 원, 2010년 326억 원, 지난해 250억 원을 지급했다. 메트로9㈜가 지난해 맥쿼리인프라를 포함한 주주에게 지급한 이자비용은 461억 원에 달한다.

이 전 본부장은 ‘직무와 관련돼 문제가 있을 거란 생각은 해본 적 없었냐’는 질문에 “그래서 법적 자문을 했던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모두 처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서울메트로#지하철#이인근#주식#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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