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막말 부메랑… ‘나꼼수’ 제도권 진입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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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막말 파문 이후 전방위적인 사퇴 요구에도 선거 완주를 강행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가 결국 새누리당 이노근 당선자에게 패했다. 선거 초반 박빙 우세였던 김 후보는 막말 파문 이후 여성·교육계와 기독교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결국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김 후보의 패배로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제도권 진입 시도도 물거품이 됐다.

김 후보는 2004년 인터넷방송에서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풀어서 콘돌리자 라이스 강간해서 죽이자”고 한 발언이 폭로된 이후 노인 폄하, 교회 비하 발언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사면초가에 몰렸다. 파문이 커지자 당 지도부까지 사퇴를 권고했지만 그는 눈물을 흘리는 사과 영상을 공개하며 완주를 강행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김용민 개인이 아니라 MB(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참회의 뜻으로 5일째 금식 기도까지 했다. 막판에는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 주진우 씨까지 지원 유세에 나서며 배지를 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성난 여론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성 권력에 대한 거침없는 조롱과 욕설로 인기를 얻었지만, 결국 자신의 ‘입’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

김 후보는 11일 밤 트위터에 “역사의 진전에 별 도움이 못된 터라 지지자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깊이 근신하며 이 사회에 기여할 바를 찾겠다”는 글을 남겼다.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는 데 실패하면서 김 후보의 막말 파문을 자초한 당 지도부는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홍성교도소에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의 뜻에 따라 그를 전략 공천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나꼼수 2중대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다만 나꼼수는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선까지 영향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들의 두꺼운 지지층은 대선에서도 젊은층의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젊은층 표심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나꼼수를 다시 당의 우군으로 정식 편입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4·11총선#김용민#나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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