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측근 김정각 전진배치… ‘총비서 승계’ 정지작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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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오늘 노동당 대표자회 개막

북한 인민무력부장의 교체는 ‘김정은 시대’의 공식 출범과 함께 권력 엘리트 지형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김영춘, 김정각 전·현 인민무력부장은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과 함께 지난해 12월 김정일 장례식에서 영구차를 호위했던 ‘파워 7인’ 중 군부 핵심 인사들이다. 앞으로 다른 실세 그룹의 면모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보여준다.

김정은의 군부 엘리트 장악에 적극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각은 김정은의 부상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2007년 10월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임명된 뒤 2009년 4월 국방위원에 선출됐다. 이어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한 2010년 9월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으며, 올해 2월 김정일 사망 후 단행된 첫 인사에서 차수로 승진했다.

아울러 북한은 10일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현철해 국방위 국장의 인민군 차수 승진 사실을 공개했다. 최룡해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최현의 차남. 2010년 9월 대장이 된 지 2년도 안돼 차수로 승진했다. 현철해도 김정각과 더불어 김정은의 군부 보좌역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각이 인민무력부장에 기용됨에 따라 조명록 차수의 사망으로 공석 상태인 군 총정치국장은 최룡해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총정치국은 군 간부들의 당 생활통제와 인사를 통해 김정은 영군체계를 수립하는 핵심조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보고대회 참석자를 호명하면서 최룡해를 이영호, 김정각보다 먼저 호명했다”며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에 임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철해는 이번에 당 중앙군사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각이 맡았던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김원홍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이 넘겨받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1일 열리는 노동당 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뒤를 이어 당 총비서직을 승계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김정은이 총비서에 오르면 노동당의 공식적인 수장이 되면서 당 중앙군사위원장도 겸직하게 돼 군권까지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김정일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사실상 3년상(喪)을 치른 뒤인 1997년 10월에야 당 총비서직을 승계했다. 김정일이 사망한 지 4개월도 채 안 된 상황에서 김정은이 총비서직을 물려받는다면 그만큼 내부적으로 권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동당 권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정치국 상무위원 공석 2자리에 대한 인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리는 김정은이 차지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가 관심사다. 무엇보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부상한 최룡해나 김정각이 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규 개정도 관심사다. 원래 노동당은 ‘노동계급과 전체 근로대중의 선봉적·조직적 부대’로 정의됐지만 북한은 2010년 9월 당 규약을 개정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당’으로 바꿨다. 이번에 김정일의 사망과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당’으로 개정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13일에는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국방위원회 내각 등 국가기구에 대한 조직을 정비할 예정이다. 당 대표자회를 먼저 열고 이틀 뒤 최고인민회의를 여는 것은 노동당이 모든 국가기구보다 위에 있으면서 국가를 영도하는 ‘당-국가 체제’이기 때문이다. 북한 헌법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15일에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북한은 분위기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태양상(초상화) 모자이크 벽화들이 평양 장대재언덕에 건립됐다”고 보도했다. 이 모자이크 벽화는 길이 51m, 높이 16.6m에 달한다. 9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19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가 열렸고, 여러 단체와 개인에게 김일성훈장·김일성상·김일성청년영예상이 수여됐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김정은#김정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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