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은 영호남과는 달리 어느 특정 정당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영호남의 패권주의에 대한 반발로 탄생한 지역 정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심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선거 때의 이슈와 쟁점에 따라 크게 요동을 친다.
그동안 역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25개 선거구에서 1, 2석을 얻는 데 그쳤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양분하는 구도였다. 진보는 민주당으로 쏠리는 반면, 보수표는 새누리당과 이념이 비슷한 지역정당, 즉 선진당으로 몰렸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대선을 앞두고 있고, 선진당의 내부 균열 등으로 인해 역대 선거 결과와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새누리당의 교두보 확보 공세가 치열하다. 특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역 지지도가 높아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두 자릿수 의석 확보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학벨트 분산 배치 등으로 악화된 민심이 저변에 깔려 있지만 현재 판세론 불가능한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의 열풍까지는 아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지역 여론이 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 세종시에 출마한 이해찬 전 총리의 파급력까지 더해 25개 선거구 가운데 과반 확보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당은 전망이 엇갈린다. 심대평 대표가 세종시에 출격해 고군분투하며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꿈꾸고 있지만 민심은 호의적이지 않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지지를 해줄 것이란 당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당의 존립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각 당의 분석과 각종 매체의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25개 선거구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당, 선진당이 각각 7, 8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각 당은 박빙 승부처가 많아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운동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격전지도 늘고 있다. 대전은 6개 선거구 가운데 동, 중, 서을 등 3곳이 접전지역으로 꼽힌다. 충남은 10개 선거구 중 천안갑, 천안을, 공주, 아산, 서산-태안, 논산-금산-계룡, 부여-청양 등 대부분 지역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충청권의 관심지역은 이번에 처음 독립 선거구가 된 세종시다. 새누리당 신진 후보, 민주당 이해찬 후보, 선진당 심대평 후보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 후보가 승리해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란 핵심 가치를 실현하느냐, 심 후보가 승리해 지역 정당의 존재 증명을 하느냐가 승패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3월 26일 대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이해찬 후보 41.4%, 선진당 심대평 후보 25.0%로 격차가 컸으나 이달 2일 재차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 35.1%, 심 후보 32.7%로 오차 범위 내로 차이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