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녀온 임태희 ‘北 접촉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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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 “北당국자 만나”… 任-靑 “사실 아니다” 부인일각 “물밑회동 전례있어 의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중국에서 비밀리에 북한 당국자와 접촉했다는 언론 보도를 놓고 확인 소동이 벌어졌다. 청와대와 임 전 실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연합뉴스는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임 전 실장이 일행 1명과 함께 북한대사관 참사관 2명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북측과의 만남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금강산 등에서 유연한 입장을 보이면 서로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요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임 전 실장이 4일 만난 사람은 웨이지중(魏紀中) 중국 배구협회장이며, 북한 인사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웨이 회장을 만나러 간 것인데, 기사가 이렇게 났다. 해프닝 때문에 하루 종일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3∼5일 가족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 출발과 도착 내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귀국 후인 7일에는 ‘북한과 미국이 배구 경기를 하면 우린 누굴 더 응원할까? 우리와 중국이 경기를 하면 북한 사람들은 누굴 더 응원할까? 생각을 하며 북한대사관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왔다’며 사진과 글을 올렸다. 외교 소식통은 “비밀 접촉을 하러 갔다면 페이스북에 올렸겠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임 전 실장은 노동부 장관 시절인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사실상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제의 △개성공단 활성화 조치 등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으나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비밀 접촉을 통해 물꼬를 트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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