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중진 불출마 선언 안하는 진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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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공천 신청 공모 마감을 앞두고 새누리당 지도부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12일 “중진들이 이렇게까지 외면할지 몰랐다”며 “이번 주에 인적쇄신의 분위기가 잡혀야 향후 공천 과정이 순탄하게 이뤄지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눈물까지 보이며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뒤따르는 중진 의원은 한 명도 없다.

다양한 출마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불출마의 ‘실리’가 없다는 게 중진 의원들의 속내다.

영남의 한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은 “의원직을 갖고 있지 않다면 캠프에서 ‘전 의원’ 타이틀을 달고 뒷방에서 ‘고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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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를 한다고 해서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관계자는 “불출마를 할 경우 대선 승리 시 장관 등 자리를 주겠다는 ‘딜’이라도 하고 싶지만 지금 누가 그런 약속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3김 시대 때처럼 ‘2인자’가 보스의 내락을 받고 공천판을 정리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

‘전략공천’의 화살만 피하면 당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크다. 당 지지도가 낮은 탓인지 경쟁력 있는 정치신인이 별로 없다는 것. 영남권 일부에선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돼 설사 공천을 못 받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승산이 있다는 자체 분석도 하고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학습효과’도 그들의 출마 의지를 부추긴다. 18대 총선 때 공천 탈락 후 친박 무소속 내지 친박연대로 출마해 살아남은 의원들은 “설마 두 번 떨어뜨리겠느냐”는 기대감이 있다.

중진들의 출마 강행 움직임 속에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인사들이 앞다퉈 총선 출격 채비를 갖추는 것도 눈여겨볼 기류다.

지난주 이방호 전 의원이 경남 사천 후보로 공천 신청을 했다. 18대 총선 당시 당 사무총장으로 공천 작업을 지휘했던 그가 이제 친박계가 장악한 당에 공천신청서를 접수시켜 심사를 받게 된 것. 그는 사석에서 “4년 만에 처지가 확 바뀌었다. 인생역전이네”라며 쓴웃음을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MB맨’의 총선 출마도 잇따르고 있다. 정동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서울 강남을 출마를 선언했고 이동관 전 언론특보도 서울 종로나 동대문 지역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박형준 전 사회특보,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일찌감치 부산 수영과 연제에 출사표를 냈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도 서울 은평을의 밑바닥을 다지고 있다. 친이계 인사들의 공천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도 박 위원장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동영상=홍준표 “총선불출마 포함 모든 거취 당에 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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