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독수리연습 때 美항공모함 안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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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北’ 자극 않기 위해 2010년 이어 불참 결정한듯

27일부터 실시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에 미군 항공모함이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은 뭘까.

정부 소식통은 8일 “한미 군 당국은 한국 전역에서 이뤄지는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항모 전력을 전개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전했다. 키리졸브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병력과 장비를 신속히 한반도에 배치해 최전방으로 이동시키는 연례훈련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실시된다.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은 3월 초부터 4월까지 진행된다.

이 소식통은 “한국 국방부가 예년처럼 항모의 훈련 참가를 미 국방부에 요청했지만 유력한 후보인 미7함대 소속 항모 조지워싱턴이 현재 수리 중이어서 파견하기 힘들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항모가 불참하기로 함에 따라 올해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규모는 예년보다 7000∼8000명 적은 1만100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리졸브·독수리연습에 미군 항모가 불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훈련 때도 미국은 항모를 파견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2009년엔 미3함대 소속 존스테니스, 지난해엔 미7함대 소속 칼빈슨이 각각 참가했다.

일각에선 이번 항모 불참 결정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한미 군사훈련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북한을 가급적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에 한반도의 긴장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는 것. 군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매년 키리졸브를 ‘북침 책동’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미군 항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2010년 키리졸브 때 항모가 불참한 것도 북한 정세가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울러 10일로 예정된 여야 국회의원들의 개성공단 방문을 비롯해 조금씩 물꼬가 트일 기미를 보이는 남북관계와 이달 워싱턴에서 개최 가능성이 점쳐지는 북-미 대화 등을 감안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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