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나도 모르는 5% 룰 돌아… 엄중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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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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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이 정치 변화 중심에”이만섭 “TK가 물갈이 대상이냐”

“엄중히 경고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한 모두발언은 평소보다 톤이 높았으며 속도도 1.5배가량 빨랐다.

그는 “공천 관련 ‘5% 룰’(당 지지율보다 5%포인트 이상 낮은 현역의원 공천 배제)을 비롯해 어떤 문건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나는 이런 내용은 물론이고 문건이 있는 것조차 몰랐다”며 “이런 문건들이 마치 비대위에서 나온 의견처럼 나돌아 다니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과 분란만 야기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며 이렇게 혼란을 일으키는 데 엄중히 경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고로 시작한 발언은 조금도 쉬지 않고 비대위원들과 친이(친이명박)계 간의 ‘공천 물갈이’ 공방에 대한 제동으로 이어졌다.

박 위원장은 “당 쇄신과 관련해 주로 인적 쇄신과 물갈이 등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 같아 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추진하는 쇄신과 변화는 인적 쇄신뿐 아니라 정책 기조와 방향을 시대에 맞게 재정립하는가, 잘못된 정치관행을 어떻게 타파하는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어떻게 넓혀 가는가와 관계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이 (공천 기준을) 볼 때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한다. 공천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친이계 핵심의 퇴진과 대구 경북(TK) 물갈이를 주장하는 비대위원들에겐 공천 시스템 마련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일부 비대위원의 퇴진을 강조하는 친이계엔 ‘결과물을 기다려 달라’는 제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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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출범 직후부터 이상돈 비대위원은 친이계 핵심 퇴진을 제기했고 이에 친이계는 물론이고 TK 친박의 핵심 세력인 이한구 유승민 의원조차 “TK, 친이계가 공천 기준이 될 수 없으며 비대위는 공정한 시스템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갈등의 전선이 확대됐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대구·경북인 재경 신년교례회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우리 정치를 바꾸는 변화의 중심에 대구·경북이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요즘 갑자기 TK 물갈이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TK가 물갈이 대상이란 말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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