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에 안 나선다’던 朴 생각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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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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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로에 선 박근혜의 선택은

최고위원 사퇴 3인방 7일 잇따라 사의를 표명한 한나라당 최고위원들. 왼쪽부터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유승민 최고위원,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 의총을 주장하는 원희룡 최고위원,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홍준표 대표를 만나 사퇴를 촉구하고 나오는 남경필 최고위원.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최고위원 사퇴 3인방 7일 잇따라 사의를 표명한 한나라당 최고위원들. 왼쪽부터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유승민 최고위원,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 의총을 주장하는 원희룡 최고위원,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홍준표 대표를 만나 사퇴를 촉구하고 나오는 남경필 최고위원.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디도스 사태 이전과 이후는 상황이 바뀌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거취를 포함해 고민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은 7일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 때와는 며칠 사이에 상황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생각이 그때와 같다고 보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종합편성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정책쇄신이 정치쇄신보다 먼저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까지는 홍준표 체제가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3명의 사퇴로 박 전 대표가 예상보다 일찍 정치적 기로에 섰다. 박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는 상황인식에는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서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해 의견이 갈리며 고심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의중에 대해서도 친박 진영 내부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다.

○ 박근혜 등장 시기 ‘시계(視界) 제로’

친박 의원들도 대체로 홍 대표 체제가 예산 국회를 넘어 총선까지 갈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최소한 당분간은 홍준표 체제로 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성헌 의원은 “디도스 사건에 당이 연루됐는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당분간은 홍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의 영남 재선 의원도 “현 지도부가 물러난 이후의 지도부 체제를 구상하고 박 전 대표가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 홍 대표가 일단 예산안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4년 탄핵 국면 때처럼 박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나설 경우 당 쇄신을 주도할 전권을 위임받을 정도의 당내 컨센서스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어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이 비대위원으로 들어와 박 전 대표를 흔들 경우 파열음만 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디도스 수사 결과 한나라당이 연루된 흔적이 나오거나 당 쇄신의 희망이 없다는 판단이 들 경우 박 전 대표가 예산안 처리 전이라도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박 전 대표도 점점 당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며 “박 전 대표의 결심만 남았다”고 말했다.

○ 박근혜 해법 “예상외 혁명적 방법일 수도”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쇄신을 주도하거나 새로운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전권을 가지고 당을 이끄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영남의 한 3선 의원은 “비대위가 현실적으로 보인다. 전대 치른 지 몇 달 됐다고 또 전대를 치르나”고 말했으나 수도권 친박 의원(재선)은 “비대위라는 임시체제로는 공천을 포함한 총선을 진두지휘하기 힘들다. 전당대회에 출마해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새로운 발상으로 재창당을 주도하며 당 체질을 전면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등장을 결심한다면 단순히 지도부 교체 차원은 아닐 것이다”며 “백지 상태에서 박 전 대표가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비전으로 재창당하는 방법이 ‘박근혜다운 해법’이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 비전, 새 정책, 새 인물들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친박인 이경재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생각보다 더 혁명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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