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씨와 술자리 논란… ‘디도스 불똥’ 국회의장 비서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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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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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관위 디도스 공격 수사’ 일파만파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모 씨(27)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직전 현직 국회의장 비서 등 정치권 인사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술자리에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의전비서인 김모 씨(30)와 한나라당 공성진 전 의원의 7급 비서를 지낸 박모 씨(35) 등 6명이 동석했다. 디도스 공격이 이뤄지기 직전 공 씨 등 한나라당 측 전현직 비서 3명이 한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그 자리에서 선관위 사이버테러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술자리를 가진 경위와 대화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 선거 전날 술자리에서 범행 모의?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날 밤 공 씨와 술자리를 가진 김 씨 등 5명을 소환 조사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 결과 김 씨 등은 10월 25일 오후 9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B 룸살롱에서 만나 선거일인 26일 오전 5시까지 폭탄주를 마셨다. 공 씨는 10월 25일 오후 10시경 김 씨의 연락을 받고 술자리에 합류했다. 당시 술자리에는 김 씨와 공 전 의원의 전 비서 박 씨, 10년간 검찰 수사관을 하다 4, 5년 전 리조트사업을 시작한 김모 씨(39), 피부과 원장 이모 씨(37), 변호사 김모 씨(33) 등 5명이 있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병원 투자 문제로 만났을 뿐 선관위 공격 등 정치적 사안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공 씨 바로 전 최구식 의원의 운전기사를 하다 지난해 7월 국회의장 의전비서로 자리를 옮겼다. 공 씨는 김 씨의 추천으로 최 의원 수행비서를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의 한 고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2008년 총선 때 최 의원 선거운동을 함께하면서 알게 돼 친분을 쌓아 왔다.

김 씨는 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인인 병원장이 분원을 내기 위해 투자자를 찾고 있었는데 공 씨가 도박사이트로 돈을 많이 벌어 투자처를 찾고 있는 친구가 있다고 해 대신 투자를 권유하려고 불렀다”며 “저 말고 4명은 모두 공 씨와 초면”이라고 말했다. 당시 공 씨가 김 씨에게 언급한 친구가 공 씨로부터 디도스 공격 의뢰를 받고 실행한 강모 씨(25)다.

선거 당일 오전 5시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는 사업가 김 씨와 공 씨만 마지막까지 남고 나머지는 도중에 귀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 씨는 10월 25일 오후 11시경 필리핀에 있던 강 씨와 처음 연락이 닿아 디도스 공격이 이뤄진 26일 오전까지 29통의 전화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의 통화 대부분이 그날 술자리에서 이뤄진 것이다.

공 씨는 선관위에 대한 시험공격이 시작된 26일 오전 1시부터 해당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복구된 오전 9시경까지 강 씨 외에 3명과 8차례 통화를 했다. 경찰은 당시 공 씨가 통화한 3명이 범행 동기나 배후를 밝히는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신원을 확보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날 술자리에서 디도스 공격에 대한 논의가 오간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참석자 중 3명이 정치와 관련이 있는데 선거 전날 정치에 관한 대화가 없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고 서로 입을 맞춘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6일 공 씨와 술자리를 가진 5명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또 국회 최구식 의원실에 있는 공 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의원실 동의 아래 확보해 분석 중이다.

○ 국회의장실 비서 사표 제출


한편 선거 전날 공 씨와 함께 술을 마신 김 씨는 파문이 커지자 5일 국회의장실에 사표를 제출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6일 “김 씨가 경찰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의장실에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사표를 제출했다”며 “사표 수리 여부는 사건 연루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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