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서 목청… 박근혜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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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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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재정위 소속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오른쪽)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오전 회의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과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9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재정위 소속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오른쪽)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오전 회의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과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근로장려세제(EITC)를 대표가 바라는 만큼 (대상과 금액을) 크게 확대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수급자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일할 의욕을 갖겠는가에 대해 전달이 안 되면 효과적인 정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질의 장면을 지켜본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전에는 적어온 발언만 읽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결 적극적인 태도로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른바 안풍(안철수 바람)의 영향 때문인지 박 전 대표의 행보가 최근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많다.

○ 폐쇄적 이미지 극복


우선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많아졌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준비된 답변’만 하곤 했다.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 때도 참모들이 사전에 질의를 조율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엔 기자들과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는 쪽으로 바뀌었다. 특히 16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이 ‘서울시장 특정후보 비토론’ ‘보궐선거 지원유세 여부’ ‘대형 정전 사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구상’ 등 질문을 쏟아내자 적극적으로 답변했다. 기자들이 과거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지난번에 말했잖아요”라며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던 것과 달리 친절하게 반복 설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관련한 한 기자의 반복된 질의에 “병 걸리셨어요?”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점도 박 전 대표의 소통 방식에 변화를 준 요인으로 보인다.

8일 선진사회연구포럼이 주최한 복지정책 공청회, 16일 김학용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여하는 등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면도 넓혀가고 있다. 12일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 씨와의 사진을 공개한 것도 ‘쇼’로 비치는 것을 꺼리는 박 전 대표의 스타일상 이례적이다. 한나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마침 본격 행보 개시를 고민할 즈음 ‘안철수 쇼크’를 겪으면서 좀 더 행보에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최대 장기는 정책보다 정치”라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하면 그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한 번 선거를 지원하기 시작하면 다른 선거도 돕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온 것으로 전해져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 여부가 자연스레 당내 정치행보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 “성장과 고용, 복지 선순환해야”

박 전 대표는 19일 박 장관에게 “우리 경제와 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고용과 복지”라면서 “고용과 복지가 연계된 프로그램을 설계해 성장과 고용, 복지의 선순환이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일은 하지만 소득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근로빈곤층 문제에 대해 비중을 뒀다. 그는 “근로빈곤층을 위한 자활은 근로장려세제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직업훈련 및 취업 성장 패키지 등 3개 축”이라며 3개 축의 통합운영을 강조했다.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근로장려세제의 연계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생계·주거·의료·교육 등의 지원을 일괄 결정하는 현행 통합급여를 생활수준에 따라 각각 지원하는 개별급여로의 전환 △수요자 중심의 취업 지원 원스톱 서비스 방안을 제안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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