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문가들 “安 지지층 朴으로 옮겨갈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6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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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들은 6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합의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층이 상당부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지층의 이동 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를 지켰던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를 공식 지지함에 따라 당장은 박 상임이사가 부족한 인지도를 극복하는 '단일화 효과'를 누리겠지만 최종 선거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후보 단일화를 계기로 안 원장이 제3 정치세력의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안 원장이 내년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독주체제를 위협, `정치지형'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단일화 효과는=박 상임이사가 낮은 인지도를 극복, 한자릿대에 불과한 지지율을 두자릿대로 단숨에 끌어올릴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명지대 정치학과 신율 교수는 "박 상임이사가 인지도 높은 안 원장과 맞닥뜨림으로써 한꺼번에 인지도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며 "박 상임이사는 진보적이어서 지지층을 확장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안 원장과 합침으로써 외연이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박 상임이사의 지지자는 진보개혁적 성향이고, 안 원장 지지자는 중도 및 온건진보 성향"이라며 "두 노선이 상당히 겹치기 때문에 안 원장 지지층이 상당 규모 박 상임이사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단일화 효과'라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얼마나 지지율을 끌어올릴지는 이견을 보였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안 원장의 지지층에서 60%대 가량이 박 상임이사를 지지할 것"이라며 "여기에 박 상임이사와 민주당 후보와의 2차 단일화까지 이어진다면 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유력 여론조사기관의 이사는 "안 원장 지지층의 40¤50%는 안철수 본인의 자산"이라며 "어느 정도 이동하기는 하겠지만 크게 옮겨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제3세력 발전 가능성='안철수-박원순 진영'이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한나라당·민주당의 기존 양당체제에 도전하는 제3 정치세력으로 발전할지도 주목된다.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장훈 교수는 "그 파괴력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들 진영이 제3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꽤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연세대 김호기 교수는 "이들 두 분이 제3 세력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열렸다"면서 "야권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도 있는데 이들 진보개혁 세력 내에서 정계개편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리얼미터의 이 대표도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의 선거 유세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정파가 생길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내년 총선과 맞물려 창당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윤희웅 수석전문위원은 "이들 두 분이 독자적인 제3 세력으로 안정적인 세력화를 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한명숙 전 총리 등이 야권 후보단일화에 상당부분 관여하는 게 감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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