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카자흐 정상, 오후내내 ‘별장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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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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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후 파격적 의전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25일 수도 아스타나의 대통령궁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아스타나=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25일 수도 아스타나의 대통령궁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아스타나=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카자흐스탄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후 정상회담 이후의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수도 아스타나에서 헬기로 1시간 거리의 대통령 별장으로 이동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특별한 우의를 다졌다. 5분 단위로 사전 조율되는 정상외교 관행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 정상 간 공식오찬, 카자흐스탄 총리 면담, 경제인 모임인 비즈니스포럼 참석 등의 일정이 잡혀 있었다.

당초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1000km 거리의 별장에서 1박 2일을 함께 보내자고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전날 만찬 때도 수행원들을 모두 물리치고 오후 11시 이후까지 4시간 이상 의기투합했다. 두 정상의 파격적인 우정 쌓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5월 카자흐스탄 방문 당시 두 정상은 자작나무 숲에서 사우나와 수영을 함께 했고 ‘한국식 폭탄주’를 마시기도 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옛 소련에서 독립한 1991년 이후 20년간 대통령 자리를 지켜왔으며 한국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훈 대통령지식경제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현지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40억 달러 규모의 발하슈 화력발전소 투자계획도 한때 사업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뻔했다”며 “그때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개입해 방향을 한국 쪽으로 틀어줬고 현지 법률상 합작 투자가 곤란했지만 대통령의 재량권이 발동됐다”고 말했다.

다만 공식 일정 취소 및 별장 방문이란 파격 의전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제의에 따른 것으로 청와대 경호처가 황급히 경호 대책을 세우긴 했지만 통상의 경호 원칙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 순방을 마치고 26일 오전 서울로 돌아온다.

아스타나=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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