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해병대 주둔론’ 등 여야 “조용한 외교 탈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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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독도 도발 레드라인 넘어… 영토수호 의지 軍이 보여야”

14일 독도행 배 위에서 관광객들이 독도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관광객들은 독도 인근 해안의 높은 파도로 접안이 어려워 상륙하지 못했다. ‘독도사랑호’ 선상에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4일 독도행 배 위에서 관광객들이 독도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관광객들은 독도 인근 해안의 높은 파도로 접안이 어려워 상륙하지 못했다. ‘독도사랑호’ 선상에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해병대의 독도 주둔을 정부에 공식 요청하고 국방부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해병대 독도 배치가 실현될지 주목되고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일본의 독도영유권 도발에 강력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 다시 떠오른 해병대 독도 주둔론

그간 일본의 독도영유권 도발 때마다 정치권에서 독도 경비를 경찰이 아닌 해병대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득보다 실이 많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국방부도 독도에 군 병력을 주둔시킬 경우 국제사회에 분쟁지역으로 비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잇단 도발로 정부가 ‘조용한 외교’에서 ‘강력 대처’로 서서히 대응 기조를 바꾸는 모습을 보이면서 해병대 배치 방안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4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상황 전개에 따라 강력한 군대가 (독도에) 주둔하는 방안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독도와 가장 가까운 울릉도에는 해군과 공군의 레이더 감시부대와 예비군 관리업무를 위해 파견된 해병대 장병 10여 명 외엔 이렇다 할 군 전력이 없다. 이 때문에 외부 세력이 독도에 기습 상륙을 시도하거나 인근 해상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초기 대응은 경찰력인 독도경비대와 해경 소속 순시선이 맡도록 돼 있다.

동해지역을 관할하는 해군 1함대와 공군 전력은 경찰의 초기 대응 이후 단계에서 독도 인근의 영해와 영공에 투입돼 방어임무를 수행토록 작전계획이 짜여 있다. 군 소식통은 “유사시 해병대 병력이 해상과 공중을 통해 독도에 긴급 투입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군 당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동방훈련’이라는 독도방어 합동기동훈련을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도 두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이달 초 해군 1함대 주관으로 동해상에서 이뤄진 독도방어훈련엔 함정 10여 척과 KF-16 전투기, 육군 포병부대 등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군 일각에선 일본이 독도침탈 야욕을 ‘물리적 행동’으로 옮길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독도에서 무력충돌이 빚어질 경우 일본 함정이 도착한 뒤 1시간이 지나서야 한국 함정이 대처할 수 있다며 울릉도에 해군전진기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군 당국도 독도 해상의 돌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해군의 차기호위함(2300∼2500t급)을 울릉도에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강력한 독도 수호 의지를 천명하는 첫 단추로 울릉도에 해병대 1개 중대 병력을 배치해 1개 소대씩 독도에 순환 주둔시키는 방안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해병대 병력 운용상 중대급 규모인 100여 명을 울릉도에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여야 ‘독도 정치’

여야 정치권은 8·15 광복절을 맞아 경쟁적으로 ‘독도 정치’에 나섰다.

한나라당 홍 대표는 14일 자유선진당 변웅전 대표와 함께 독도를 방문해 독도 경비대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연기했다. 그 대신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영토 문제는 조용한 외교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에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5일 독도를 방문해 독도 위령비를 참배하고 일본에 동아시아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폭우가 계속될 경우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동영상=홍준표 “독도에 해병대 주둔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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