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동해 병기”… 日과 외교전 다시 불붙을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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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O내 日 로비-영향력 막강
지금까지 일본해 표기 못막아… 내년 4월 총회 앞두고 신경전

국제수로기구(IHO)에서 논의 중인 동해 표기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간에 또다시 첨예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 모나코에서 열리는 IHO 총회를 앞두고 해양경계 담당 실무그룹에서 한일 양국은 벌써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각국 의견을 취합한 IHO 실무그룹 보고서는 IHO 총회의 결정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IHO는 1929, 1937, 1953년 세 차례에 걸쳐 해양 명칭 표기 규정을 채택했으나 그 시기에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친 한국은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한국의 문제 제기로 2002, 2007년 IHO 총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가 논의됐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IHO 내 일본의 영향력 때문에 한국이 고전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본은 IHO에 거액의 분담금을 내며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은 회원국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한국의 ‘동해 알리기’ 노력을 캐내려는 물밑 작업도 은밀하게 진행해왔다. 한 민간 전문가는 “한국이 ‘동해’ 명칭에 관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때마다 일본 관계자들이 우리 세미나에 참석한 세계 석학들을 만나 일본 방문을 회유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번 IHO 외교전에서도 일본은 매우 강경하게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찬규 경희대 명예교수는 “최근 일본이 독도 문제를 비롯해 쿠릴 열도(북방 4도)와 댜오위다오(釣魚島·센카쿠 열도) 분쟁까지 거국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일본해 표기가 지금까지 유지되는 데는 일본의 로비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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