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붉힌 손-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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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원칙없는 포용, 종북진보 오해살 수 있다”
정동영 “햇볕정책 폄훼… 종북진보 표현 취소하라”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1일 당의 대북정책 기조를 놓고 공개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손 대표가 지난달 28일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의 면담에서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계속 설득할 필요가 있지만 인권, 핵, 미사일 개발 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언급한 ‘원칙 있는 포용정책’이란 표현을 두고 정 최고위원이 정체성 논란을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 있는 포용정책’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썼던 표현으로, 마치 민주당의 햇볕정책이 ‘원칙 없는 포용정책’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포문을 열었다.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던 손 대표는 “‘원칙 없는 포용정책’은 ‘종북(從北) 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북한의 3대 세습이나 핵 개발을 찬성, 지지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이 얼굴을 붉히며 “민주당의 포용정책은 시대착오적인 세습체제를 찬성, 찬양하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종북 진보’라는 표현을 취소하라”고 요구했으나 손 대표는 “다음에 하자”고 상황을 정리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손 대표의 언급은 민주당의 대북 포용정책이 원칙 있는 햇볕정책이란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의 일은 오해로 인해 빚어진 해프닝”이라고 진화에 주력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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