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상호저축銀 모회사인 보해양조 임건우 회장… 박지원 등 민주 의원 11명에 정치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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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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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맞댄 박지원-이석현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왼쪽)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석현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여당 실세의 저축은행 사태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머리 맞댄 박지원-이석현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왼쪽)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석현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여당 실세의 저축은행 사태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전남 목포)에 본점을 둔 보해상호저축은행의 모회사인 보해양조㈜의 임건우 회장으로부터 고액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해저축은행은 청와대가 민주당 당직자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내용의 청탁성 자료를 받았다고 지목한 저축은행이다. 임 회장은 2000년부터 6년간 보해저축은행의 등기이사를 맡기도 했다.

2일 동아일보가 17, 18대 국회의원의 고액 후원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임 회장은 2009년 2월 박 전 원내대표에게 500만 원의 후원금을 냈다. 500만 원은 개인이 1년간 국회의원 한 명에게 후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 회장에게 후원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당시는 저축은행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던 시기”라며 “임 회장과 개인적으로 친하지는 않지만 지역에서 덕이 많은 분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같은 해 5월 민주당 최인기 의원에게도 500만 원을 후원했다. 임 회장이 17대 이후 지금까지 후원금을 준 국회의원은 모두 12명으로 이 중 11명이 민주당(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포함) 소속이다.

전체 금액으로는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2005년과 2006년 각각 500만 원과 300만 원을 받아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민주당 김성곤(600만 원), 우윤근(400만 원), 유선호 의원(300만 원) 등이 17대 국회의원 시절 임 회장에게서 후원금을 받았다. 임 회장은 200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에게도 200만 원을 후원했다.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임인배 전 의원이 임 회장에게서 세 차례에 걸쳐 모두 500만 원을 후원받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박 전 원내대표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선 장제원 의원은 “뇌물사건으로 4년간 옥살이를 한 박 전 원내대표를 민주당 진상조사위원장에 앉힌 것은 국정조사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자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차명진 의원도 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박지원 씨가 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조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도둑이 도둑을 잡겠다고 설치는 꼴과 같다”며 “박 씨는 대한민국 권력형 비리 1호인 사람이다. 당장 조사위원장직을 사임하라”고 몰아세웠다. 박 전 원내대표는 “검찰은 캐나다로 도망간 박태규 씨, 국내에서 도망 다니는 이철수 씨를 소환하면 된다. 왜 못 잡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본보 확인 결과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은 2009년 9월 삼화저축은행의 신삼길 명예회장에게서 5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 회장에게서 어떤 부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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