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대표직 전격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9일 0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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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과 재결합 추진…보수대연합 가능성 시사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9일 대표직에서 전격사퇴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 당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당 대표직에서 물러서고자 한다"며 "우리 당이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이고 그 변화를 위해 나를 묻어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당은 이 대표의 사의를 수락하고 당헌에 따라 변웅전 선임 최고위원을 대표로 선출했으며, 1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임시 지도부 성격을 띤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지도체제 전환을 포함, 당 운영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연석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퇴 배경으로 "우리 당과 정체성을 같이 하고 우리당 출범시에 손을 잡았던 세력들이 다시 한번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충청권을 공통 지역기반으로 한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와의 재결합을 추진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보수 정당과의 합당 또는 연대를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정치상황이 소용돌이치는 상황이 올 때 우리 당이나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는 지금 당장 그림을 그릴 만한 정도가 못된다"고 언급, 그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보수대연합 시나리오로 일단 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재결합한 뒤 내년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한나라당과 합당 또는 후보단일화 같은 선거연대를 하는 방안이 거론돼왔다.

이 대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변화 노력이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정계개편의 시작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정치라는 게 연달아 움직여가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이라도 미래와 연계 안된 건 없다"면서 "그런 면에서 정계개편이나 정부의변화가 시작됐다고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진당 내에서는 세종시와 과학벨트 논란으로 인해 현 정부에 대한 충청권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현실 때문에 한나라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이 대표의 보수대연합론이 추동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임영호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충청권의 여론상 한나라당과 합당하면 총선에서 재선이 불가능하다"며 "한나라당도 분열해서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분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회창과 심대평은 이제 뭉쳐라는 게 충청도의 여론이자 지상명령"이라고 전제한 뒤 "이 대표의 사퇴는 충청권 결집의 구심점을 만들려는 의도이며, 보수대연합은 그것이 이뤄지고 난 다음 단계에 나올 법한 얘기"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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