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 훈춘~北 나선시 도로 포장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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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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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훈춘(琿春)과 북한 나선시(나진과 선봉을 합친 특별시)를 잇는 도로 포장 공사가 최근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간 소문만 나돌던 두만강 유역 북-중 경협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최근 훈춘과 나선시 사이의 기존 비포장길에 포장을 시작했다”며 “올해 안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북-중 양국은 훈춘 취안허(圈河)세관과 나선시 사이에 고속도로 개설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하지만 건설비와 예상 물동량 등을 고려해 기존 비포장도로를 포장해 활용하기로 하고 최근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도로 포장 비용과 공사장비 인력 등은 모두 중국이 부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취안허와 나선시까지는 모두 53km로 올해 안에 포장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두만강에 새롭게 다리를 놓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도로 포장은 북-중 양국의 나선시 공동개발이 실질적인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8월 방중길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나선시 공동개발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2010년 12월 17일 A1면 참조
北, 나진 개발권 中에 넘겼다


이후 △훈춘과 나선을 잇는 도로 개설 △북-중, 나선시에 경제무역지구 공동개발 △중국 ‘나선항 50년 사용 협약 체결’ △중국 인민해방군, 나선 주둔 등 각종 소문이 꼬리를 물었으나 실질적인 조치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또 한 소식통은 “양국 간에 나선시 종합개발계획이 거의 수립됐고 조만간 발표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류훙차이(劉洪才) 주북한 중국대사가 나선시를 전격 방문하는 등 북-중 간에는 이 지역을 둘러싸고 접촉이 활발했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동해 출해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외화를 마련하려는 북한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두만강유역 북-중 경협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압록강 하구 북-중 변경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과 북한의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 공사현장에서 최근 공사인부 50여 명이 목격됐다. 이 현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착공식 후 현재까지 넉 달가량 공사를 하지 않았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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