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불자(佛子) 의원들 조계사서 ‘참회의 108배’… 佛心도 잡을까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김무성 원내대표(왼쪽) 등 한나라당 불자회에 소속된 국회의원 20여 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전통문화 수호 및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과 화해 다짐 법회’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계종이 정부와 여당 인사의 사찰 출입을 금지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사찰을 대거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무성 원내대표(왼쪽) 등 한나라당 불자회에 소속된 국회의원 20여 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전통문화 수호 및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과 화해 다짐 법회’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계종이 정부와 여당 인사의 사찰 출입을 금지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사찰을 대거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나라당 불자(佛子) 의원들이 19일 대한불교조계종의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상생과 화해의 법회’를 봉행하며 산문(山門)에 발을 디뎠다. 지난해 12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상임위원회에서 증액된 템플스테이 예산이 삭감되면서 조계종이 정부와 한나라당 인사의 사찰 출입을 금지한 뒤 4개월여 만이다.

‘전통문화 수호 및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과 화해 다짐 법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행사엔 김무성 원내대표와 여야 불자의원 모임인 정각회 회장 최병국 의원, 한나라당 불자회 회장인 이인기 의원 등 당 소속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조계사에 대거 들어가 참회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108배를 한 것을 놓고 불교계와의 관계개선 노력이 일부 결실을 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은 법문을 통해 “의원님들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법당에서 무릎 꿇고 예불하기보다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국민께 무릎 꿇고 기도해야 한다”고 고언(苦言)했다. 스님은 또 “우리 문화를 잘 계승하는 것이 불교만의 일은 아닌데 특정 종교에 혜택을 주는 것처럼 다뤄져선 안 된다”며 “(정부 여당과) 협력 및 긴장관계를 균형 있게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을 섬기는 일이라면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회는 최근 화쟁위원회와 불교사회연구소가 개설한 화쟁리더십아카데미에 참석한 조윤선 의원이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건의해 성사됐다고 한다. 하지만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 관계자는 이날 법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자승 스님은 법회가 열린 시간에 다른 행사에 참석했다.

한나라당의 불교계에 대한 관계개선 노력은 4·27 재·보궐선거와 관련한 ‘신심(信心) 잡기’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실제 종교계 끌어안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와 경남 김해을,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에서 각각 종교계에 인맥이 있는 인사들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