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다웨이 “남북대화 → 북미대화 → 6자회담”… ‘6자 재개’ 얼음장 녹는 소리?

  • 동아일보

정부 “北 진정성 보여야”… 16일 韓美외교장관회담 주목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1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단계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첫 번째 단계에는 남북한 수석대표 회담, 두 번째 단계에는 6자회담 재개 전 북-미 회담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날 밤 중국을 방문 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과 만찬을 한 뒤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12일 “중국 측이 큰 틀에서 6자회담을 지향하지만 남북 대화의 중요성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정부는 중국의 제안이 나쁘지 않지만 대화의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남북 대화에 호응해 온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6자회담이 성공하려면 우선 북한이 문제 해결에 진정성을 갖고 나와야 된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방문 길에 오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남북회담이나 6자회담을 여는 것은 절차적 수단에 불과하고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중국과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에 태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부상은 전날 베이징에서 ‘UEP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미 6자회담 테두리 안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으니 더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UEP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한미일의 방침에 대해서도 “토의할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미 양국은 고위급 교차 방문을 통해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11일(현지 시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6, 17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은 “클린턴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와 역내 이슈에 대한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방한은 지난해 7월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참석 후 9개월 만이다. 클린턴 장관은 16일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위성락 본부장은 14일까지 미국에 머물면서 국무부의 한반도 정책라인인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12일)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 성 김 6자회담특사(13일), 로버트 아인혼 대북제재조정관(14일) 등을 차례로 면담한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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