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신공항’ 회견]친박 “시각차 있지만 대립은 피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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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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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불필요한 오해 없어야”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서로 다름을 확인한 자리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1일 회견에서 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지역구에 내려가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도 이해한다”며 대립하는 모양새를 피했다. “(대통령인) 내 입장에서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회견 곳곳에서 박 전 대표와 엇갈리는 시각과 국정운영 철학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대선공약을 지키는 것이 도리지만 국익에 반하면 계획을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국익 우선을 강조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아야 우리나라가 예측 가능한 국가가 되지 않겠느냐”면서 신뢰 우선을 내세웠다.

신공항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시각이 달랐다. 이 대통령은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사업성이 없다고 한다. 나라살림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발생할 국가와 지역의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성 부족을 백지화의 결정적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지금 당장은 경제성이 없다지만 미래에는 분명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국제공항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는 “국제교류와 물류가 확대되기 때문에 (지역에도)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세계 일류 항공사들이 들어와야 하는데 (지역 국제공항이) 허브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시각차를 인정하면서도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려 한 점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한 측근 의원은 “이 대통령이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다. 본질이 중요한 만큼 서로 불필요한 오해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박 전 대표에 대해 “불리할 때는 입을 닫고 유리할 때 말씀을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태도가 아니다. 백지화가 결정된 다음에 슬쩍 한마디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의 극치이고 뒷북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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