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시신처리 어떻게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30일 12시 55분


정부 고심.."소말리아에 인계 어려우면 수장도 검토"

정부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서 사살한 소말리아 해적 시신 8구에 대한 처리 문제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과 생포 해적 5명의 국내 이송이 이뤄지면서 '아덴만 여명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해적 시신의 처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1일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이후 해적 시신을 소말리아 정부에 인계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오만 주재 소말리아대사관 측과 협의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우리 선박을 납치한 해적 시신을 인도주의 차원에서 소말리아 정부에 인계하려고 협의하고 있는데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며 "오랜 내전으로 소말리아 과도정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정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만주재 소말리아대사관 측은 시신을 인수하는데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지만 본국에서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면서 인수 비용, 시기, 장소 등의 구체적인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우선 소말리아 정부와 협의해 시신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마냥 소말리아 측의 답변을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청정 국가'를 추구하는 오만 정부가 삼호주얼리호의 입항을 아직 허가하지 않는 것은 선박에 시신이 실려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소말리아 측에 시신 인수에 대한 입장을 빨리 달라고 재촉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소말리아 측에 30일 중으로 시신 처리에 대한 입장을 알려달라고 했고 이에 대한 답을 주지 않으면 우리 정부가 적절하게 처리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정부는 소말리아 정부에 해적 시신을 넘기는 게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

우선 해적 시신을 오만, 케냐 등의 제3국에 인계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들 국가가 수용할 가능성은 낮고 국내로 이송하는 방안도 운송수단 등의 어려움으로 마땅치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적 시신을 바다에 수장(水葬)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만약 소말리아 정부가 시신을 받기 어려울 경우 현지에서 수장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며 "보통 다른 나라들도 해적 시신을 수장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도 "일부 국가들은 교전 중 사살한 해적의 시신은 비공식으로 바다에 수장하는 사례가 많다"며 "국제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도 "소말리아 정부가 시신을 가져가지 않으면 국제적 관례에 따라 처리하게 될 텐데 수장 외에 다른 대안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해적 시신의 처리는 삼호주얼리호의 오만 입항 문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삼호주얼리호의 입항 허가가 빨리 결정되면 선박에 일정기간 해적 시신을 보관하면서 소말리아 정부와 계속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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