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북한이 5년 내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는 북한이 개발하는 핵무기와 함께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중국 방문 3일째인 이날 베이징(北京) JW메리엇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북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한반도가 아닌 미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미국 고위 관리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이 5년 내로 ICBM을 이용해 무기를 미국의 해안까지 도달시킬 수 있는 제한된 능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북한의 도발과 괴롭힘으로 지쳐가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상황을 진정으로 우려하며 협상의 절박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이츠 장관은 북한이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제의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대화에 앞서 선행해야 할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며 미사일과 핵 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주문했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도 10일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것이 6자회담 등 대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의미 있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대화에 문을 열어놓고 있으며 남북 대화를 권장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대화를 위해서는 그 대화가 생산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북한이 먼저 해야 할 행동이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