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6자회담 당사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19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미중일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미 국무부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7일 한국 중국 일본을 잇달아 방문한다고 2일(현지 시간) 밝혔다. 보즈워스 대표는 4일 한국에 도착하며 이어 5일에는 중국, 6일 일본을 방문한다. 성 김 북핵특사가 동행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과 먼저 접촉해 북한에 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즈워스 대표의 한중일 3국 방문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6자회담 재개 여부는 유동적이며 협의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즈워스 대표는 6자회담 재개 조건과 관련해 한국과 구체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지만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군사적 대응을 철저하게 한다는 ‘투 트랙’ 외교안보 정책을 견지할 방침이다.
이 같은 강온 양면전략의 기류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한중일 3개국 방문에서 읽을 수 있다. 9∼14일 중국 일본 한국을 방문하는 게이츠 장관은 방한 기간에 카운터파트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만나 북한의 최근 동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북한의 도발과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맞서 한미 간 동맹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중국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 양제츠(楊潔호) 중국 외교부장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3∼7일 미국을 방문한다. 후 주석의 방미와 관련한 의제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도 취임 후 처음으로 14, 15일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이 3일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북한을 압박하는 동시에 6자회담 테이블에 나오도록 유도하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 선언이 도출될 경우엔 6자회담 등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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