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단행]27일만에 포문 연 南… 北의 포성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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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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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예고대로 어제 연평도 사격훈련… 유엔사 참관北 “일일이 대응할 가치 못느껴” 최고사령부 성명

서해 연평도의 해상 사격훈련이 20일 오후 2시 30분부터 1시간 34분 동안 실시됐다. 하지만 그동안 ‘2차, 3차 보복타격’을 위협했던 북한군은 이날 추가 도발을 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4시 4분 종료된 해병대 연평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로) 중단된 훈련을 마무리한 것으로 당시 계획대로 쏘지 못해 남은 포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군은 앞으로도 서북도서를 방어하고 우리의 영토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군사 대비 태세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앞으로도 연평도 사격훈련을 계속 실시할 것”이라며 “다만 올해 안에 추가적으로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사격훈련에는 K-9 자주포와 105mm 견인포, 81mm 박격포, 벌컨포 등 해병부대가 보유한 모든 포가 동원됐다. 군 관계자는 “사격훈련에 참여한 모든 포들이 1시간 34분 동안 쏜 포탄 수는 K-9 자주포 4발을 비롯해 대략 1500여 발인 것으로 안다”면서 “해무가 옅게 있었지만 사격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포탄들은 모두 연평도 서남쪽 가로 40km, 세로 20km의 해상사격구역(북방한계선·NLL에서 10km 남쪽) 안에 떨어졌다.

연평도 숨막히는 긴장… 방독면 쓴 채 대피한 주민 20일 연평도에서 포사격 훈련이 실시되기 전 인천 옹진군 연평면 동부리 대피호로 미리 피신한 주민이 방독면을 쓴 채 앉아 있다. 주민 100여 명을 비롯해 관공서 직원, 복구 인력, 취재진 등 280여 명은 대연평 12곳, 소연평 1곳 등 13곳의 대피시설로 대피했다가 오후 6시 반경 귀가했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연평도 숨막히는 긴장… 방독면 쓴 채 대피한 주민 20일 연평도에서 포사격 훈련이 실시되기 전 인천 옹진군 연평면 동부리 대피호로 미리 피신한 주민이 방독면을 쓴 채 앉아 있다. 주민 100여 명을 비롯해 관공서 직원, 복구 인력, 취재진 등 280여 명은 대연평 12곳, 소연평 1곳 등 13곳의 대피시설로 대피했다가 오후 6시 반경 귀가했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은 사격훈련 종료 2시간 반이 지난 뒤 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의 ‘보도’를 내고 “우리 혁명무력은 앞에서 얻어맞고 뒤에서 분풀이하는 식의 비열한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았다”며 즉각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이어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무모한 군사적 도발’ ‘천하 비겁쟁이들의 유치한 불장난’이라고 비난한 뒤 “한계가 없는 우리 혁명무력의 2차, 3차의 강위력한 대응타격은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의 본거지를 청산하는 데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군은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군은 서해 5도 이북 지역에 방사포와 해안포를 전진 배치하고 전투기를 비상 대기시키며 경계태세만 강화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유엔사 회원국 대표 9명은 이날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참관했으며, 주한미군 20여 명도 사격훈련 과정에서 통신과 의료지원을 했다. 미군 병력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 등에 대비해 당분간 연평도에 더 머무르기로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북 감시태세인 ‘워치콘 2단계’와 최고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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