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민간인 2명도 희생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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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정은 父子, 해안포 포격 직전 해당부대 비밀 방문한 듯

한미정상 “北 계획된 도발”… 28일부터 美항모 참가 서해훈련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민간인 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6·25전쟁 정전 이후 북한군의 한국 영토 공격으로 민간인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해양경찰청은 24일 오후 3시경 연평도 피격 화재 현장 수색작업에 나선 해경 특공대원들이 연평면 연평리 산3-94 충민회관 인근 해병대 독신자숙소 신축공사장에서 김치백 씨(60·인천 서구 가정동)와 배복철 씨(59·인천 동구 송현동) 등 건설인부 2명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두 사람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어 포탄이 터지면서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가족과 떨어져 이 공사현장의 일용직 관리자로 일해 왔으며, 미장공인 배 씨도 김 씨와 함께 공사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해 왔다.

해경은 포탄이 터진 야산과 주택가에서 희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색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해에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9만7000t급)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연합해상훈련을 하는 등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30분간의 통화에서 “한국의 영토와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한 이번 도발은 북한이 사전에 계획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연합군사훈련을 포함한 24시간 공동대응 의지를 확인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미 7함대 소속 항모 조지워싱턴은 이날 오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를 떠났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두 정상은 “북한이 이런 식으로 도발한다면 더더욱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대북제재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두 정상의 합의에 따라 양국 안보 당국자들이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한미 양국의) 대북 관계에 협력해야 한다”며 “내가 중국(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통화하겠다”고 말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도 이날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메시지를 중국에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대 세습 후계자인 3남 김정은이 연평도 포격 도발 직전 해당 군부대 인근의 황해남도 ‘황계 지역’을 비밀리에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지방 순시 중인 김 씨 부자가 포격 도발이 일어난 23일 직전 연평도에 해안포를 발사한 부대 뒤편의 내륙 지역에 위치한 황계 지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김 씨 부자가 연평도 포격을 앞두고 군 지휘부 등을 격려하기 위해 이곳에 들렀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동영상=폐허로 변해버린 연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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